[이영은기자] 세계 최대의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Tesla)의 한국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테슬라의 한국 상륙으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 수 있는 전망과 함께 전기차 시장의 개화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법 등기국에 '테슬라코리아 유한회사'를 설립, 국내법인 등록을 완료했다.
자본금 1억원에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대표이사로는 미국 본사에서 이사 겸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토드 앤드루 마론(37)과 수잔 진 레포(48)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미국과 유럽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20여 개 국가에 진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판매대수는 3만3천여대로, 올해 5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법인 설립 등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공식 절차를 마쳤지만, 본격적인 판매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 제프리 스트라우벨은 지난달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에너지 코리아 포럼 2015'에 참석해 "한국은 큰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 언젠가 반드시 진출할 것"이라면서도 " 테슬라는 작은 회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진출을 위해선 충전소 등 인프라스트럭처 확보가 우선"이라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이르면 내년부터 판매에 돌입하되, 충전 인프라 구축 작업 등에 먼저 나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과 일본에 진출했을 당시 급속 충전소 등 충전 인프라 구축 작업을 먼저 시행한 뒤 차량 판매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테슬라가 우선적으로 이 문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도 문 두드린 한국 시장, '전기차 빅뱅'?
테슬라가 향후 1~2년 내 국내 전기차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기차 빅뱅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테슬라가 판매 중인 모델S·모델X의 미국 판매가는 약 7천만원과 1억4천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이지만, 내년 상반기 4천만원대의 모델3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고급 모델과 보급형 대중 모델을 동시에 갖추게 된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구매시 정부 보조금(2016년 기준 1천200만원) 외에 지자체가 평균 520만원을 지원 중에 있어 테슬라가 모델3를 국내 출시할 경우 소비자는 2천~3천만원대에 차를 구매할 수 있게 돼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다.
또 국내 시장은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 강세가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고가이긴 하나 모델S와 모델X의 판매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의 한국 진출 외에도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비야디(BYD)가 2016년 한국 진출을 확정짓고, 내년 초 전기차 'E6'를 앞세워 국내 전기택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주목된다.
또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브랜드로 내년 상반기 양산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고, GM도 차세대 전기차인 '볼트'를 내년 상반기 안으로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전기차 개화기가 발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이제 전기차는 지나가는 미풍이 아닌 주류로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결의안이 나온 파리 기후협약도 향후 본격적인 친환경차 보급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는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전기차 보급이 8천대 이상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보조금과 각종 혜택을 확보해 지난 8년치의 1.5배 이상을 한 해에 쏟아부을 예정"이라며 "전기차 전용번호판과 도심지 버스 전용차로에 대한 허용 검토 등 다양한 운행상 인센티브까지 고민하고 있어 내년 후반은 전기차의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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