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카오 보드 게임들의 초반 성적표가 부진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드 게임의 주고객인 중장년층 유입이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임사들은 초반 지표로는 이들 카카오 보드 게임의 흥망을 가늠할 수 없다며 중장기적 계획에 따라 인기 견인에 나서겠다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애니팡 맞고'만 100위 진입…초반 존재감은 '미미'
7일 현재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100위 권에 진입한 게임은 90위를 기록한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의 '애니팡 맞고 포 카카오(이하 애니팡맞고)' 1종 뿐이다. 조이맥스(대표 이길형)의 '맞고의신 포 카카오(이하 맞고의신)'와 엔진(대표 남궁훈)의 '프렌즈 맞고 포 카카오(이하 프렌즈맞고)'는 각각 290위, 343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1일 동시 출시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낸 카카오 보드 게임이 나오지 못한 것이다. 이같은 성적표는 출시 초반에 사전예약 참여자를 비롯 다수의 이용자들이 몰리는 모바일 게임 특성을 감안할 때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히트', '이데아'와 같은 역할수행게임(RPG)들이 출시 하루만에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 부분이기도 하다.
게임업계는 카카오 보드 게임들의 초반 성과 부진에 대해 정부가 시행 중인 보드게임 규제와 암묵적으로 제약될 수 밖에 없는 마케팅 등을 꼽고 있다. 카카오 보드 게임은 일반적인 모바일 게임들과 달리 본인 인증을 먼저 거쳐야만 플레이할 수 있는 성인 게임으로, 이러한 과정이 이용자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카카오 보드 게임을 출시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 규제를 이행하다보니 보드 게임의 재미가 다소 약해진 감이 있는 것 같다"며 "보드게임을 좋지 않게 보는 사회적 시각 특성상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바일 보드 게임의 주 고객층인 30~50대 중장년층의 유입이 당처 예상만큼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와 연동된 만큼 상당한 모객 규모를 기대했으나 지금은 카카오에 의존하기보다 게임사들이 각자 자생하는 분위기"라며 "보드 게임의 주 고객층인 30~50대 중장년층이 생각보다 유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증권가에서도 카카오 보드 게임이 게임사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카카오의 보드게임 진출로 전체적인 모바일 보드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다운로드 트래픽 성장과 매출도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맞고류는 이미 네오위즈게임즈의 '피망뉴맞고'와 NHN엔터테인먼트의 '한게임신맞고'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구글플레이에 출시돼 있는 고스톱류가 70여 종이 넘어 차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사들 "중장기적으로 성과 견인 나선다"
게임사들은 카카오 보드 게임의 초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게임의 인기를 견인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비록 카카오 보드 게임이 매출 순위에서는 부진하지만 다운로드 수치 등을 기반으로 순위가 매겨지는 무료 순위에서는 상위권에 오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7일 현재 프렌즈맞고가 구글플레이 무료 인기 순위 1위에 오른데 이어 애니팡맞고(2위)와 맞고의신(9위)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이용자들의 시선몰이에는 성공했다는 의미다.
게임사들은 카카오 보드 게임에 쏠린 이용자들의 관심을 매출로 연결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애니팡맞고는 중장기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갈 게임으로 초반 지표가 모든 성적표를 좌우하는건 아니라고 본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업데이트 및 네트워크 점검 등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엔진은 "맞고를 치는 손맛과 손쉬운 게임 자체의 매력은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증명됐다고 판단한다"며 "지속적으로 게임을 다듬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조이맥스 또한 "연말을 맞아 신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으니 좀 더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용자들이 맞고 게임에 지갑을 여는 것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아직 판단할만한 데이터가 많지 않은 상황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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