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알려진 투비소프트 창업자들이 코스닥 상장 5년만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W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과거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등이 인수합병으로 부침을 겪은 전철을 되밟는 것은 아닌 지 우려섞인 시선도 보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형곤 대표와 최용호 대표, 김영현 전무, 송화준 전무 등 '창업자 4인방'은 지난달 9일 특수목적법인(SPC)인 피스티스파트너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변경일은 오는 28일이다.
김형곤 대표 등 4명은 이 회사에 총 165만8천243주를 15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고 이후 곧바로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피스티스파트너스, 에스에프아이 제1호 투자조합, 에스오지홀딩스 대상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실시했다.
◆투비소프트 '시련인가 기회인가'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선례를 떠올리며 투비소프트가 '시련의 계절'을 맞는 것은 아닌 지 벌써부터 걱정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한글과컴퓨터가 주인이 9번이 바뀌면서 부침을 겪었고 그룹웨어로 잘 알려진 핸디소프트도 창업자이자 대주주가 오리엔탈리소스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상장 폐지까지 당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이는 투비소프트 인수주체인 피스티스파트너스가 잘 알려진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피스티스파트너스는 투비소프트 경영을 목적으로 지난 9월 설립된 회사다. 업종이 SW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것 외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창업주들이 회사를 매각하고 떠날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하필 이들의 등기임원임기가 2017~2018년에 걸쳐 끝나는 것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투비소프트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회사 매각은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 더해 핀테크,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투비소프트는 기업 컴퓨터 시스템을 제어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UI) SW 분야에서 15년간 한 우물만 파온 회사다. 지난해 기준 매출 315억원 수준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최근엔 성장세가 주춤하다. 2013년 35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4년 23억원으로 줄었고 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11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억원의 절반 수준이라 올해 영업이익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투비소프트 관계자는 "세간의 우려를 잘 안다"며 "투비소프트 향방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떳떳한' 인수합병"이라고 덧붙였다.
투비소프트 매각이 SW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한 SW 업체 대표는 "말이 좋아 '한 우물'이지 이미 SW업계는 한 우물만 파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장 상황과 생태계"라며 "인수합병을 나쁘게만 볼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