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16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존에서는 관광업과 소비심리 침체 등이 예상됐으며,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중국의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과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21시 20분경(프랑스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국가(IS)가 8곳에 걸쳐 총기 난사 등 연쇄 테러를 일으켜 129명이 사망했다. 프랑스는 14일 0시경부터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EU 역내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조약의 일시적 정지를 선언하며 국경 통제를 강화했다.
하이투자증권의 김진명 이코노미스트는 "연쇄 테러의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은 현재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나, 단기적으로는 솅겐조약 일시적 정지 및 프랑스 행 항공편 임시 결항 등으로 단기간 관광업의 위축 및 소비심리의 전반적인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금융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던 채권의 약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 등 위험자산은 전반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KB투자증권의 김상훈 애널리스트도 "프랑스 테러여파로 인해 불안심리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국제금융시장도 영향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유럽 내 소비와 내수 위축이 우려되고 있으며,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권의 주 산업인 관광업의 즉각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유럽경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큰 중국의 수출 둔화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종수 이코노미스트 역시 "파리 테러발 불확실성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 2001년 미국 9.11테러 발생시에도 주가가 급락하고 안전자산선호 현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등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됐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서방을 중심으로 한 파리 테러에 대한 대응 여부와 추가 테러 발생의 불확실성,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 경제의 경직성 확대와 불확실성,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 등이 당분간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이투자증권의 김 이코노미스트는 "중기적으로는 테러범 중 2명이 그리스를 통한 난민 등록 후 난민으로 위장하고 입국한 것이 밝혀지면서 독일 주도로 진행됐던 난민포용정책이 다시 정치적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난민 유입이 유로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테러리즘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인구 유입을 상쇄하면 향후 난민 유입에 제동이 걸리고, 극우주의 정당이 득세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미국 9.11 테러발 경제심리 침체, 한 달여 후 정상화
그러나 이번 파리 테러발 영향이 생각보다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파리테러발 전개양상이 제한적일 경우 유럽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 9.11테러 발생 이후처럼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악화는 불가피하지만, 향후 전개양상에 따라 유럽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유동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사태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예전 미국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는 ISM 제조업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심리지표가 급락한 후 부진한 현상이 한동안 지속됐으나, 한 달 만에 반등하며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밖에도 KB투자증권의 김 애널리스트는 "일각에서는 이번 파리 연쇄테러가 연내 시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우리 금융시장도 파리 테러발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고 있다. 16일 오전 9시 2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8%(25.33p) 하락한 1947.96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1.41%(9.45p) 떨어진 661.07을 기록중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9.8원 오른 1천17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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