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글로벌 IT기업들이 택시, 배달 등 생활물류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IT기업들의 생활물류 시장 진출 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KTB투자증권의 최찬석 애널리스트는 "운전사가 스마트폰을 소지하면서 IT기업들에 의한 물류 밸류체인 통제가 가능해지면서, 전 세계 IT기업들이 기존에는 GDP의 1% 수준인 광고시장보다는 물류, 그 중에서도 육상물류에서 파생된 생활물류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중"이라고 진단했다. 생활물류 시장은 GDP의 5%선으로, 광고보다 훨씬 큰 시장으로 추정됐다.
우버, 디디콰이처, 고고밴 등의 기업들이 이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최근에는 자전거에서 무인차까지 운송수단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의 아마존, 국내 쿠팡 등 전자상거래 기업의 배송 강화는 이제 가격 경쟁에서 배송 속도로 경쟁의 축이 이동했다는 의미"라며 "중국 일부 도시에서는 이미 당일 배송중이며, 아마존은 대쉬(Dash:막대 모양 디바이스로 과자, 생수 등 제품 포장의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상품을 아마존 장바구니에 넣어줌), 키바(아마존 창고에서 쓰는 물류 이동용 자동화 로봇), 락커(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무인창구), 드론(무인 항공기) 등의 새로운 하드웨어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우버의 기업가치가 60조원으로 급증한 이유는 우버 카고(화물), 우버 프레시, 우버 이츠, 우버 에센셜즈(음식 배달), 우버 러시(자전거 배달) 등의 사업 확대에 따른 것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우버의 궁극적인 기업가치가 글로벌 운송업체 UPS과 비슷한 100조원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디디콰이처 역시 기업가치가 18조원까지 증가했는데, 이들도 디디콰이처(택시), 디디주안차(고급차), 디디짜이자(대리운전), 디디순펑처(차량 공유), 디디버스(버스)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에도 대규모 생활물류 시장 기대 커
최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도 대규모 생활물류 시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분야별 시장규모를 보면, 택시가 8조4천억원, 배달이 1조7천억원, 대리운전이 2조6천억원, 퀵서비스가 4조7천억원, 용달 및 개별화물이 6조원, 택배가 3조9천억원, 렌터카와 카셰어링이 4조원에 이른다고 봤다.
그는 "광고 시장에서 국내 기업가치 10조원의 네이버가 탄생한 점을 고려하면, 광고시장의 5배 수준인 생활물류 시장에서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지닌 회사의 탄생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국내 이 분야 관련 기업을 보면, 카카오의 생활물류 사업은 중개업체 배제에 따른 지급 수수료 감소로 기사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고 있으며, 정교한 물류망 설계가 필요한 택배형 서비스보다는 스팟성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에 강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카카오는 우버와 유사하게 택시→대리운전→퀵서비스→개인용달 순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단기적으로는 대리운전이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봤다.
한편, 네이버가 운영하는 라인 와우(WOW)와 라인 택시로 대표되는 라인의 일본 생활물류 사업은 정체상태라고 전했다. 일본은 기존 요식업체와 편의점이 시니어 대상의 도시락 정기배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며, 콜택시 역시 지하철 등 대중 교통이 발달되어 있고, 1인당 택시수가 많은 반면 요금이 비싸 시장이 개화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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