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대한민국에서 한 해에 발생하는 사기 사건만 해도 30만여 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820건의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과연 사기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사적인 자리는 물론, 심지어는 공적인 자리에서 선서를 하고 나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사기는 다른 사람을 속여서 재물을 받아내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어내는 범죄를 말한다. 속여서 남의 재산을 빼앗아 가는 것이 사기라는 뜻이다. 문제는 사기를 당하면 돈만 잃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사기꾼들은 다른 사람의 돈이나 재산을 뺏기 위해 작정하고 수법을 만들어내고 진화시킨다.
신간 '우리는 왜 친절한 사람들에게 당하는가'는 진화하는 사기 수법의 행태를 파헤쳐 사기공화국에서 사기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을 알려준다. 사기를 당했을 때 피해를 최소로 하는 법도 들어있다.
사람들은 보통 친한 사람, 친했던 사람, 또 처음 만났지만 나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에게 약하기 마련이다. 그들의 권유나 부탁,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이 친절함을 무기로 무장해제시키고, 지킬 것처럼 약속을 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받아내는 것이 사기꾼들이다. 무장해제된 결과 잃게 되는 것은 돈 몇 푼에 그치지 않고 전 재산일 수 있다.
사기 피해의 정도에 상관없이 한 번이라도 사기를 당해본 이들은 당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그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문제는 사기를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하며 무관심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위험에 빠지는 경우다.
사기를 당한 가족의 삶은 결코 그 이전과 같을 수 없다. 보증을 잘못 서면 부모형제까지 모두 망하게 만든다. 나 혼자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피해를 입게 된다. 만일 해외의 마약운반책에게 속는다면 사형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힘없는 노인과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자녀가 사기꾼들의 표적이 된다면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는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사기는 물론 알게 모르게 당하는 꽃뱀 사기, 가계 경제를 파탄으로 내모는 보증 사기, 사회 초년생을 노리는 다단계 사기,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드는 무속인 사기 등 한국인들이 가장 잘 당하는 사기 사건의 사례가 담겨 있다. 나날이 진화하는 사기꾼들의 행태와 수법을 파헤쳐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사기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황규경 지음/위즈덤하우스, 1만4천 원)
문영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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