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6성급을 표방하는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오픈을 필두로 호텔업계에 럭셔리 호텔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국내에 중저가 비즈니스 호텔이 연이어 오픈하며 호텔의 문턱이 낮아진 반면, 기존 특급호텔 주고객이었던 고소득층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적 초호화 호텔들이 앞 다퉈 서울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1일 오전 개관식을 갖고 국내 영업의 시작을 알렸다. 국내 6성급 럭셔리 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오픈 이후 약 2년여 만이다.
포시즌스 호텔은 지난 1960년 설립된 이후 전 세계 39개 국에 94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와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최대 주주로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날 오픈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지상 25층, 지하 7층 건물에 연면적 6만6천㎡ 규모로, 43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총 317개 객실과 7개의 식음시설, 피트니스센터, 연회장 등을 갖췄다. 객실 규모는 44~52㎡ 수준으로 국내 특급호텔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천400억 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조성해 개발한 이곳은 객실 단가가 45만 원 안팎으로 기존 국내 특급호텔들과 비교해 20~30% 가량 비싼 편이다. 이로 인해 고소득층이 아니면 이용하기가 어려워 포시즌스 호텔이 국내에서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6성급 호텔을 표방하며 문을 연 콘래드호텔의 경우 공실률이 높아 당초보다 객실료를 낮춰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6성급 호텔을 내세워 오픈하는 곳들이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며 "오픈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포시즌스 호텔 서울을 시작으로 럭셔리 호텔 시장의 파이가 커져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6성급 호텔은 국가나 기관에서 인정하는 공식 등급 체계는 아니다. 업계에서는 기존 최고 등급인 5성급보다 더 고급스러운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을 대상으로 6성급이라고 부른다.
국내에서 6성급 호텔로 평가받고 있는 곳은 하얏트 최상위 브랜드인 '파크 하얏트 서울'과 스타우드 그룹의 'W서울 워커힐', 힐튼호텔 체인 중 상위 등급인 '콘래드' 등이다. 또 2016년 말에는 롯데호텔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고층부에 6성급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서울 시청역 인근에 위치한 더 플라자는 최근 메리어트 그룹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오토그라프 컬렉션'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서비스를 6성급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업계에 따르면 메리어트호텔 계열의 리츠칼튼호텔도 오는 2020년 서울역 인근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만다린오리엔탈호텔 역시 오는 2018, 2019년 오픈을 목표로 종로구나 중구 등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입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소득층 사이에서 기존과 차별화된 고급 호텔에 대한 수요가 높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비즈니스 호텔만 늘어나 이들이 머물 공간이 많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럭셔리 호텔이 생겨났지만 기존 5성급 호텔과의 차별점은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럭셔리 호텔들의 진출이 계속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포시즌스 호텔이 시장에서 얼마나 자리를 잘 잡는지에 따라 이와 비슷한 호텔업체들의 시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