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새누리당이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대표들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나서면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국감장에 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3일 '포털 모바일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보고서'를 근거로 여당에 부정적인 포털 기사가 야당보다 10배 많다는 이유로 포털 내 뉴스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최형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6개월 동안 모바일 네이버 기사 3만482건, 모바일 다음 기사 1만 9천754건의 기사 제목을 분석했다.
새누리당 측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449건, 508건이지만 야당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네이버와 다음이 각각 55건, 61건에 그쳐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
새누리당은 이를 근거로 국정감사에서 이슈화하겠다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야당측에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증인 채택 여부는 확실하지 않아 보인다.
7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측은 "국회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관련 내용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포털 길들이기?"
인터넷 업계에서는 여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총선을 7개월 앞두고 '포털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문제의 보고서가 분석 기준에서부터 분석 내용에 이르기까지 논란거리가 많고 애매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당에 부정적인 기사로 분류된 957건의 기사들 중에는 정부부처나 경찰과 관련된 기사도 여당에 부정적인 기사로 분류된 것으로 안다"며 "부정적인 기사가 1천개라고는 하지만 전체 데이터는 5만개라 2% 수준에 그치고 있어 편향적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의 경우 2만여건의 기사를 분석했는데 네이버(3만건)보다 여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많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며 "모바일 다음 포털을 통해 나가는 기사만 따로 있는 것도 아닐텐데 특히 다음카카오에 미운털이 박힌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7년간 네이버가 단 한차례 세무조사를 받은 반면 다음카카오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지난해 세월호 참사, 지난 6월 메르스 사태 진정 이후 등 세번이나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것이 우연치고는 '과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특별 세무조사 당시에는 이재웅 다음 창업자도 트위터를 통해 "뭔가 잘못한 게 있으면 당연히 세무조사를 받고 세금을 내야겠지만 다음과 다음카카오 세무조사는 왜 광우병 파동 3개월 뒤, 세월호 사건 두 달 뒤, 그리고 그게 마무리된 지 1년도 안 돼 메르스 발병후 세무조사를 실시할까"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 전반을 다루는 정부여당이 야당보다 뉴스가 더 많은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보고서는 당연한 정부비판 기사에 대해서도 편파적인 기사라고 제시했는데,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어불성설"이라며 "새누리당은 정당한 비판과 편파를 구분하지 못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성상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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