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여야가 20대 총선에서 적용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는 이미 국민 여론을 감안해 현재 의원 숫자 300명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에 부딪혔다. 현재 지역구 의석 246:비례대표 54를 유지하게 되면 농촌 대표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현재 선거구 인구편차 3:1을 위헌으로 결정한 것에 따르면 상당수 농촌 지역구가 없어지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거대 정당이 얻은 표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가는 표심의 왜곡이 문제시되는 상황에서 비례대표를 줄이면 이같은 표심의 왜곡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논란도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은 28일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를 줄이고 농촌 지역구를 늘리는 방안으로 결정했다. 새누리다 의원총회에서 발언한 10명 중 8명이 이같은 방향을 주장했고, 비례대표를 줄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한 의원은 2명에 그쳤다.
김무성 대표 역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농어촌) 지역 대표성이 훼손돼선 안 된다"면서 "이 원칙으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서라도 농촌 대표성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당은 당초 비례대표 의석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으나 농촌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위원장은 강창일 의원과 전북도당위원장인 유성엽 의원, 전남도당위원장인 황주홍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여야 협상 과정에서 지역구 의석을 줄여서라도 비례 의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의 제기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오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헌재 결정에 따라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과 주권이 심각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대두된 이 마당에 우리 당이 비례대표를 신성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지혜롭지도 못하다"라며 "국회의원 정수 300명이 고정되는 한, 비례대표를 과감히 축소하고, 지역구 의석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의당은 농촌 대표성과 표심 반영 등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의원정수 확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농어촌지역의 대표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비례대표의석 축소가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 확대"라며 "김무성 대표가 농어촌 지역 대표성을 논의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라"고 말했다.
선거구획정을 위한 국회의 방향 논의가 기본부터 갈등에 휩싸이면서 국회 정개특위는 상당기간 더 갈등이 불가피해보인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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