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남북한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는 합의를 이룬 후 수석대표들이 합의문에 없는 해석을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남북은 지난 22일 이래 '무박 4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냈다. 북한은 지난 4일 지뢰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고, 이에 따라 우리 측은 대북 선전방송을 중단했다. 북한은 접경지역에 내렸던 준전시상태도 해제했다.
남북 관계 개선도 합의했다.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했고, 올 추석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 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상당히 큰 성과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우리 안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끊어내기 위한 원칙을 고수하면서 얻은 성과라 더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됐다.
그러나 양측 수석대표들이 합의문에 없는 해석을 각자 내놓으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합의 결과에 대해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재발 방지에 대해서도 노력하기로 했고, 이 결과가 대북 선전방송 중단 합의문에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문구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재발 방지 부분은 합의문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의 수석대표였던 황병서 총정치국장도 2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이번 북남 고위급 긴급 접촉을 통해 남조선 당국은 근거 없는 사건을 만들어 가지고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일방적으로 판단하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상대측을 자극하는 행동을 벌이는 경우 정세만 긴장시키고 있어서는 안 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찾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측 해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더욱이 이같이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협상의 수석대표들이어서 이후 합의 사항들이 지켜지지 않는 구실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회담은 양측이 서로 자기에 유리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회담 당사자가 정치적으로 과장해 발표하고, 확대 해석해 보도시키는 방식은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황병서 북측 수석대표도 언론에 나와 남측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며 "앞으로 지뢰 도발과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면서 남북이 대화를 통해 합의한 것에 집중해야지 자꾸 자기식으로 해석을 하면 앞으로 남북대화가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이번에는 전면전까지 갈 가능성이 있던 것을 대화국면으로 만든 참 잘한 대화로 이를 통해 양측 대표단 사이에 상당한 신뢰가 형성됐을 것"이라며 "앞으로 몇 년 간 여러 대화를 많이 할 것인데 끝나고 수석대표들이 합의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했던 이야기를 하고 다니면 앞으로 합의한 내용들이 지켜질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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