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차이나 쇼크'가 또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중국 증시 폭락에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 증시가 다시 우하향으로 돌아서는 등 중국만 바라보는 '천수답 증시'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오후 2시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8%(55.88포인트) 급락한 1820.19를 기록중이다.
주말 내 이어진 북한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개장 초 국내 증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단기급락에 따른 저가매수세에 장 초반 코스피지수는 낙폭을 축소했고, 코스닥지수도 1% 넘게 반등했다.
하지만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개장 직후 7% 넘게 폭락하면서 국내 증시도 덩달아 하락반전해 낙폭을 키웠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8.73% 폭락세다.
◆중국 제조업지수 77개월래 최저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중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중국 경제침체 우려 때문이다.
현대증권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8월 중하순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은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 하락 및 자동차판매 급감 등 중국경제 우려로 패닉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풀이했다.
8월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시장조사기관 마킷이 공동 집계한 제조업 PMI는 시장예상치인 48.2을 크게 하회한 47.1로 나타나, 7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제조업 경기 급랭 우려를 낳았다.
이 팀장은 "중국정부가 통화정책 완화 및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 등을 추진하면서 중국 경제는 올해 7% 성장 기대를 안고 출발했으나 여름 들어 기대와 달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부진한 제조업 신규주문지수, 공업제품 판매율 등 내외수 위축에 따른 판매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김종수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평가절하 이후에도 중국 증시가 급락한 것은 투자심리가 빠르게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위안화 추가 약세 전망으로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자본이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갔다"고 풀이했다.
중국 금융 불안과 경기 우려로 국제유가 하락, 채권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 확대, 미국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이 나타나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경기둔화로 번질 가능성 제기
중국의 경기 부진은 미국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KTB투자증권 김한진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으로의 수출부진과 미국 주력기업들의 실적부진 우려에 따라 고용회복세가 더뎌지고 주가조정으로 미국 소비심리가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 9월로 예견됐던 미국의 금리 인상도 연기될 것이라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시장이 9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던 상황에서 이 같은 불확실성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각국 중앙은행의 추가 금융완화와 통화 평가절하 정책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세계경기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많아짐에 따라 오는 연말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보다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 또한 안개 속 상황이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BNK투자증권 김경욱 애널리스트는 "증시 전반에 공포심리가 확대되며 투자자들이 자신의 주식을 급격히 매도하는 '패닉 셀링'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 패닉 셀링 구간에서 투자자들의 매도 동참보다는 시장 안정 이후 저가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예상 순이익을 감안할 때 코스피가 1800선까지 물러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BNK투자증권의 김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인 악재로 지수가 급락세를 보인 것이 아닌 만큼, 당분간 국내 증시의 흐름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반등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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