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14일 다음카카오가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17일 증권사들이 다음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나쁘게 나왔지만 O2O(Online To Offline)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지난 2분기 매출액은 2천265억원(컨센서스 2천501억원), 영업이익은 114억원(컨센서스473억원)이었다. 시장의 기대치에 한참 못미치는 실적을 낸 배경으로는 핵심 수익모델인 '카카오게임하기' 매출액이 처음으로 급감하고, '카카오 스토리' 등 모바일광고 매출액 성장세가 예상보다 낮았던 점, 그리고 신규사업 관련 마케팅비용과 콘텐츠 구입 비용 증가 등이 꼽힌다.
이날 다음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올린 증권사는 하나대투증권(16만원→21만원), 유안타증권(15만원→16만원), HMC투자증권(15만원→18만원), KDB대우증권(13만원→17만원) 등이다. 다음카카오의 주가는 17일 오전 10시 33분 현재 전일 대비 0.07% 하락한 14만원이다.
증권사들은 다음카카오의 현재보다는 미래 가능성에 큰 점수를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목표주가 상향의 근거로 앞서 세계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페이스북, 아마존 등 강력한 인터넷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을 끌어오는 모습이다.
◆다음카카오,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기업
KDB대우증권의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다음카카오는 과거 카카오톡 서비스와 수익모델 카카오게임하기에 이어 지난 2분기에 카카오택시를 통해 택시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들의 이용행태를 변화시켰는데, 대리운전과 퀵서비스 등이 뒤이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하반기 출현할 인터넷뱅크도 2016년부터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높인 것은 다음카카오가 2015년과 2016년에 우리의 삶을 또 한 번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점을 고려해 다음카카오 가치의 평가 기준을 변경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새로운 목표주가는 과거 아마존이 받던 시장 프리미엄을 참고해 주가수익배수(PER) 60배를 적용한 결과다.
김 애널리스트는 "다음카카오가 폭발적인 확장·성장성 시현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과거 아마존의 전자책 '킨들' 출시 기대감 반영이 시작되던 2010년의 실적 전망치로 산출된 PER 수준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의 황승택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단기실적에 기반한 회사의 가치보다는 신규 비즈니스의 성공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따라서 카카오톡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 출시와 이로부터 창출될 수 있는 다양한 수익모델이 향후 다음카카오의 회사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21만원으로 잡은 근거에 대해서는 "신규 비즈니스의 수익성에 대한 판단과, 추정이 불가능하지만 현재 가입자당 최고수준의 광고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가치에 다양한 신규서비스를 고려해 추가적인 프리미엄(50%)를 반영한 카카오의 가입자당 가치는 31만5천원 수준"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역산한 다음의 시가총액은 12조3천억원이며 적정주가는 21만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모든 증권사들이 다음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높인 것은 아니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19만원 유지), 메리츠종금증권(16만원 유지) 등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한 증권사들은 이미 목표주가가 높은 수준인 경우가 많았다.
한편, IBK투자증권은 기존 16만6천원이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의 이선애 애널리스트도 다음카카오의 단기 실적보다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미래가치를 봐야 한다는 시각은 다른 애널리스트들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목표주가를 부분합산방식(SOTP: Sum of the Parts)을 적용해 구한 결과란 설명이다. 12개월 주당순이익 전망치(Fwd EPS)에 글로벌 경쟁사들의 평균 12개월 주가수익배수 전망치(Fwd PER)인 44.3배를 적용해 영업가치를 구한 후 다음카카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여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가치를 합산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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