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3박 4일간의 방북 일정 동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으며 김 위원장의 친서도 전달받지 못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여사를 초청하고 예의도 안 지키는 패륜의 정치집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여사에 대해서는 "설마 최소한의 예우는 하지 않겠나 (하는) 한 가닥의 기대로 갔다면 노인이 되면 당연한 판단력 저하이고 남북 통일의 초석을 놓은 DJ로 남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면 애석한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여사 방북단, 김정은에 완전 무시당했군요. 김정은은 고사하고 김용건 아태평화위원장도 못 만나고 관광코스만 돌아보다 왔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고령의 이 여사에게 기본적 예의도 못 갖춘 김정은도 속좁지만 제대로 준비 안 된 방북을 강행한 김대중 재단 관계자들도 참 대책없는 분들이네요"라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도 이 여사와 김 위원장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박 의원은 트위터에서 "여러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청자인 김정은 위원장과의 상봉 면담이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여사의 방북에 대해 북측의 초청과 환대에 감사하며 대화가 막힌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도록 승화시키자고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허영일 부대변인은 "이 여사와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는 통일부가 '개인 자격'을 강조하면서 남북 대화에 대한 이 여사의 전문적 식견을 전혀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화 의지도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허 부대변인은 "이 여사가 앞으로 또 방북하실 기회가 올지는 미지수지만 정부 당국이 이 여사와 같이 북한의 고위급들과 접촉이 가능한 인사들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특사급' 지위로 적극 활용하는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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