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선제적으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요금경쟁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T가 지난 2분기에 마케팅비용을 아끼면서도 LTE 가입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대표 황창규)는 지난 2분기 매출 5조4천313억원, 영업이익 3천688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2년 3분기 이후 3년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이 줄었는데도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크게 증가한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풀이된다.
우선 지난해 2분기 KT가 명예퇴직에 따른 일회성비용을 집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일회성비용 때문에 무려 8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다보니 올해 2분기 성적표가 나아졌다.
또다른 하나는 보조금에 대한 회계방식이 바꾸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보조금을 비용으로 처리했지만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지난해 4분기부터 KT는 보조금을 아예 상품매출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때문에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매출도 줄고 비용도 준다. 이는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회계처리 방식 변경으로 KT의 상품수익이 전년동기 8천570억원에서 올 2분기 6천49억원으로 29.4% 급감했다. 마케팅비용도 전년동기 8천233억원을 썼지만 올해 2분기에는 6천742억원으로 18.1% 덜 집행했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마케팅비용은 4.8% 감소했다.
◆회계방식 감안해도 2분기 실적은 '우수'
회계방식이 바뀐 것을 감안하더라도 KT의 2분기 실적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보인다. 같은 회계방식이 도입됐던 지난 1분기보다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늘었다.
무선분야와 미디어분야의 견고한 성장세가 KT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무선분야는 LTE 가입자 성장으로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1조 8천2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접속매출과 기타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서비스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한분기만에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에 전분기보다 감소했던 ARPU가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4% 상승한 3만4천879원을 기록했다.
해지율도 번호이동보다 기기변경을 선호하는 단말기유통법 이후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최근 2년새 처음으로 1%대인 1.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0.5% 포인트 내려온 수치다.
KT 관계자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 마이타임플랜, 기가 LTE 등 선도적인 마케팅 전략과 향상된 유통 경쟁력이 융합돼 가입자 순증 및 LTE 가입자 증가에 따른 결과"라며 "앞으로도 시장 선도적인 서비스를 출시하여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가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 분야 실적 '탄탄', 유선분야 하락세는 '둔화'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7.3% 성장한 4천92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IPTV 가입자는 2분기에만 17만명 증가해 전체 가입자 수는 622만명까지 늘었다.
유선분야는 계속 하락세다. 하지만 그 하락폭은 둔화되고 있다. 유선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5% 감소한 1조3천27억원이다.
KT 측은 유선전화 감소 폭의 둔화와 기가인터넷과 기가와이파이홈 등 신규 상품 판매 호조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기가 상품을 중심으로 유선분야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 매출은 BC카드 매출 호조로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한 8천9억원, 기타 서비스 매출은 IT솔루션 매출 증가로 전년동기 대비 20.9% 증가한 4천844억원을 기록했다.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신광석 재무실장은 "기업개선작업과 통신경쟁력 강화 노력에 힘입어 견조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그룹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재무 건전성도 한층 높였다"며 "5G 시대 주도권 확보와 기가인프라 확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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