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르노삼성에 이어 한국GM이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타결하는 등 완성차업체들의 노사간 임금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과 한국GM이 상생의 자세로 무분규 협상을 이끌어내면서 남아있는 현대·기아차와 쌍용차의 임단협 협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르노삼성자동차가 올해 가장 먼저 임금협상을 마쳤다. 통상 임단협은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부분 파업이나 장기 대립으로 치닫기도 하지만, 르노삼성의 경우 무분규로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했다.
르노삼성은 기본급 2.3%(4만2천300원) 인상, 생산성 격려금 지급(상반기 250%, 하반기 100% 이상), 통상임금 자율합의, 호봉제 폐지를 통한 인사제도 개편, 임금피크제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도입, 대타협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에 노사가 합의를 이뤘다.
특히 협상 시작 한 달 만에 단 한번의 파업 없이 합의를 이뤘냈다는 점에서 노사가 생상을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받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위기에 처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를 극복하고자 대타협의 정신으로 합의를 이뤘냈다"고 설명했다.
한국GM도 뒤이어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한국GM은 지난 27일 열린 21차 교섭에서 기본급 8만3천원 인상과 격려금 650만원(타결 즉시 지급), 성과급 400만원(연말 지급) 등 임금 인상과 미래발전 전망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한국GM 사측은 협상 초기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노조와 평행선을 그어왔지만, 원만한 협상을 통해 하반기 계획된 신차 생산 및 판매를 위해 조기 타결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했다"며 "노조원들의 현명한 결정으로 협상을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오는 29일과 30일 양일간 '2015년 임금인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한국GM은 지난 2014년 임금 및 단체교섭도 무분규로 마무리 한 바 있다.
◆무분규 타결, 남은 車업체 임단협에 영향 미칠까?
이처럼 르노삼성과 한국GM이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함으로써, 남아있는 업체들의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쌍용차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 협상을 끝낸 바 있어, 올해 협상도 조기타결 가능성이 점쳐진다.
쌍용차 노조는 기본급 11만7천985원 인상(기본급 대비 6.79%), 정년 연장, 고용안정 협약 등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과 큰 대립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오는 31일부터 휴가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그 이전에 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현대·기아차의 임단협은 조기 타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6월 2일 노사 상견례 후 매주 2차례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에 있지만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상급 단체인 전국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기본급 15만9900원(7.84%) 인상, 단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 및 임금체계 개선,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및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여름휴가를 마친 뒤 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임단협 협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의 경우 임금협상 4개월 만인 10월 초에 최종 타결을 이뤘으나, 올해는 조기 타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기아차는 지난 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마쳤으며, 아직 임금 협상에 돌입하지 않았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부분 파업 등 진통을 겪은 뒤 5개월여 만에 최종 타결을 이뤘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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