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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합의' 여야 해석차, 정국 뇌관 비화하나


與 "인상은 아냐"…野 "조정 합의 파기시 여야 관계 회복 불능"

[윤미숙기자] 11조5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부대의견에 담긴 '법인세 정비' 문구를 놓고 여야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자칫 이 사안이 정국 뇌관으로 비화할 조짐까지 엿보인다.

여야는 전날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 '2+2' 회동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부대의견에 '정부는 연례적 세수 결손 방지를 위해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세입 확충을 위한 모든 방안(소득세·법인세 등의 정비 등)을 마련하고 국회와 논의해 대책을 수립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당초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인세 인상'이라는 문구를 넣자고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가 완강해 '법인세 정비' 문구로 절충했다. '인상'을 못 박았을 때 보다 해석의 여지가 커지면서 여야 공방의 불씨를 제공한 꼴이 됐다.

당장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여야 합의는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증세 없는 복지'라는 점에서도 법인세 인상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인세 정비'가 명기된 데 대해 "법인세를 올린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며 "세수 확충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고, 앞으로 국회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금 당장은 '법인세까지 포함해서 논의한다'는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적당하다"면서 "지금 경제가 워낙 나빠 추경까지 하는데 경제활동 전면에 나서 있는 기업에게 법인세를 더 거두자는 것은 한쪽으로는 액셀을 밟으면서 다른 쪽으로는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청와대도 지난 16일 "재원 조달을 위해 법인세율을 인상하면 오히려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안종범 경제수석)며 법인세 인상 반대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부 여당의 강력한 반대로 사실상 법인세 인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이번 기회에 법인세 인상에 힘을 실으려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발끈 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법인세 정비라는 합의 속에는 법인세 정상화까지 논의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새누리당이 국회법 개정안 파기에 이어 이번 합의안 마저 파기한다면 여야 관계는 회복 불능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표는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 4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의 원인이 된 법인세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연이은 10조원 가까운 세수 결손, 세입 보전을 겪어야 하는 일은 이제 그냥 과실이 아닌 듯 하다. 정부의 고의에 가까운 행위"라며 "문책을 떠나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의 공방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정부의 2015년 세법 개정안 발표를 계기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입장 분명한 만큼 정부가 법인세 인상을 세법 개정안에 포함할 리 없기 때문이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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