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 민혜정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50여일간의 합병진통을 끝내고 오는 9월1일 통합 법인을 출범 시킨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건설·상사 등 B2B 분야 사업영역 확대와 패션·식음사업의 해외시장 확대 및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매출 60조 원, 세전이익 4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17일 삼성물산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제일모직과의 '합병계약서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주주 11만263명 중 553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 주식수는 전체의 84.73%, 이중 69.53%가 양사 합병을 찬성하면서 합병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된 것.
표결에 앞서 주주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삼성물산의 회사경영이 어려운 만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합병이 이뤄져한다는 찬성 입장과 합병비율이 소액주주들에게 불공정하다는 반대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양사의 합병계약서 승인안이 통과되자 분위기는 삼성물산쪽으로 급속히 기울었다. 당초 6시간 넘게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남은 안건 처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엘리엇 측의 주주제안으로 2·3호 안건에 오른 '현물배당 추가' 및 '주총 결의로도 중간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 마련' 등의 정관개정안은 찬성표 미흡으로 결국 부결됐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임시 주총이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IR을 다니면서 반대측 분들로부터 앞으로 더 잘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많이 들었다"며, "그분들께도 감사하고, 앞으로 그런 부분들을 고쳐나가며 더 잘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도 전했다.
이로써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합병 저지로 두달 가까이 법정공방 등 접전을 벌였던 삼성물산 합병은 합병의 적법성과 당위성을 인정받으며 말 그대로 삼성 측의 완승으로 마무리 됐다.
다만 이날 패배한 엘리엇은 주총 이후 입장을 통해 "수많은 독립주주들의 희망에도 불구하고 합병안이 승인된 것은 실망스럽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합병안 승인 후에도 공세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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