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구글, 삼성과 같은 거대 기업들과 IT 벤처업체들이 경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용자 경험의 극히 미세한 차이'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페이게이트 이동산 이사는 8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 회관에서 개최된 '[2015 넥스컴 테크 마켓(NEXCOM Tech Market)] 핀테크 핵심이슈와 사업추진 전략' 콘퍼런스에서 핀테크 현황과 비전에 대해 소개했다.
한국은 모바일 생태계는 앞서있지만 핀테크는 그 동안 금융규제, 보안문제, 인증절차 등의 장애요인으로 인해 부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규제 해소와 함께 카카오페이, 삼성페이 등 새로운 서비스가 태동하고 있다.
그는 "애플, 구글, 아마존, 삼성 등 거대 기업들과 해외 정부 차원의 공격적인 지원 가운데 작은 IT 업체들이 어떤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회는 이용자 경험의 극히 미세한 차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이 이사는 "배기량 2천cc 자동차와 3천cc 자동차를 탔을 때 사람이 몸으로 느끼는 차이점은 미세하지만, 그 작은 차이로 인해 몇 백만원에서 몇 천만원까지 가격 차이가 있다"며 디테일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암호화 화폐 분야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가능
특히 거대 기업들 속에서 비트코인, 리플 등 크립토커런시(Crypto Currency, 암호화화폐) 업체들이 성공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립토커런시는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비즈니스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 업체로는 넷텔러(Netteller) 등 선불카드 기반의 업체나 앱카드 등 모바일 앱 기반 결제업체들을 꼽았다. 스타벅스처럼 상점에 방문하기 전에 미리 돈을 내는 형태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한 종류로 제시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내에서 쿠폰과 할인을 쉽게 지원하게 해주는 스트라이프(Stripe)나 서로 가격이 협의되면 그때 결제가 이뤄지는 위페이(Wepay)의 조건부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의 전자화폐·결제 서비스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그는 "앞으로 핀테크 시장 성장 속에서 금융회사와 직접 맞부딪치는 핀테크 서비스가 나타날 것인지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금융사의 허락 하에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수준이지만, 금융사의 핵심 영역과 바로 경쟁하는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웹표준 플러그인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정 벤더(Vendor)에 종속될 수 있는 플러그인의 단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는 "모바일앱에서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이 벤더의 종속을 부를 수 있는 플러그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만약 애플의 핵심영역을 침해하는 앱이 만들어졌을 때, 애플이 이런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과거 소리바다 앱의 형태가 아이튠즈와 비슷한 서비스로 인지되면서 퇴출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앱에만 의존해서 개발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용자 중심 웹결제 철학 구축해야
앞으로 핀테크 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웹결제 철학이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지금 핀테크 현황을 보면 구글 중심, 애플 중심처럼 사업자가 모든 것을 쥐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웹결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철학이 자리잡혀야 한다"고 전했다.
푸시페이먼트가 이용자 중심 결제의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푸시페이먼트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판매자와 유저 사이에 주고받지 않고 결제 처리할 수 있는 결제 개념이다.
이 이사는 "판매자가 인보이스(거래상품명세서)를 생성한 후 이용자에게 전달(푸시)하면 이용자가 알아서 결제 처리한 후 영수증을 판매자에 돌려주는 것"이라며 "계좌번호, 카드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노출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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