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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이 키운 유승민 사태 여권 전체에 상처


친박 총력전에도 劉 사퇴 거부, 갈등 장기화로 대통령도 부담

[채송무기자] 청와대와 새누리당 내 친박계가 제기한 유승민 원내대표 퇴진론이 여권 전체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새누리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국회법 개정안의 자동 폐기와 유승민 원내대표 유임을 결정했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싸늘했다. 청와대의 강경한 분위기를 감지한 친박계는 유승민 원내대표 책임론에 힘을 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 신당 창당, 최고위원의 동반 사퇴로 김무성 지도부 와해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했다.

강력한 압박으로 유 원내대표의 조기 퇴진을 이끌어내려던 친박계의 뜻과는 달리 상황은 장기화되고 있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계 최고위원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 외에도 이인제·김태호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김무성 대표는 "어떻게 하든지 당이 갈라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유 원내대표의 퇴진 쪽에 무게를 실었지만 유 원내대표는 "경청했고,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을 뿐 사퇴하지 않았다.

유 원내대표는 정상적으로 당무도 수행하고 있어 친박계가 요구하고 있는 조속한 자진 사퇴 의사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원내대표가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사퇴를 강제할 다른 수단도 없다.

◆계파 대결에 부담, 김무성 "유승민 명예회복 후 스스로 결단해야"

비박계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는 최고위원회가 아닌 의원총회를 통해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친박계의 압박을 차단했다.

지난 수 차례 당내 선거에서 비박계가 승리하는 등 당내 분포에서 비박계가 유리하고, 의원총회를 통해 이미 유 원내대표가 압도적인 유임 결정이 난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비박계 재선 20여명이 긴급 최고위원회의 이전 성명을 통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에 반대했고, 초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역시 유 원내대표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단 14명도 지난 28일 모임을 갖고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로 선출된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 개정안 문제로 사퇴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상황이 친박과 비박의 세 대결 양상으로 진행되자 친박계는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의원총회의 표 대결에서 유 원내대표의 유임이 결정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상처가 불가피하고, 여권 분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30일 기자들에게 "어제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드릴 말씀을 다 드렸고, 유 원내대표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며 "그 양반이 생각할 때까지 기다려야지 어떻게 하겠나"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신임 투표를 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만약 유 원내대표가 신임을 받으면 대통령은 뭐가 되며, 대통령 뜻대로 되면 유 원내대표는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결론이 어떻게 나든 파국인데 그러면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고 의원총회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대신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명예회복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결단을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가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명예회복을 위한 기간에 대해서도 별다른 제한을 말하지 않았다.

당청 관계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유 원내대표는 결국 자진사퇴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 사태로 여권은 당내 갈등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것도 권력의 핵심부인 청와대와 친박계가 비박계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한 모양이 돼 이번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권 전체에 상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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