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SK(주)와 SK C&C가 오는 8월 1일 합병한다. 총 자산 13조2천억원 규모의 대형 지주회사로 새롭게 발돋움하게 된다.
이번 합병으로 SK그룹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시너지 효과와 더불어 최태원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SK(주)와 SK C&C는 26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계획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주)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으로, 합병비율은 1대 0.74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을 가진 81.5%의 주주가 출석, 87%의 찬성률로 합병안이 통과되는 등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사전에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국민연금도 이날 양사의 합병 안건 승인에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합병 회사의 사명은 SK 브랜드의 상징성 및 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SK㈜가 된다. 다만 양사는 합병 후에도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인 '1社2체제'로 운영된다. 또 조대식 SK(주) 사장과 박정호 SK C&C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가며, 각각의 사옥도 그대로 유지한다.
◆완벽 지주회사 체제 갖춰, 신성장 동력 시너지 기대
이번 합병은 2007년 지주사 전환후 SK㈜를 사업회사인 SK C&C가 지배하는 불완전한 '옥상옥' 지배구조에서 탈피, 합병법인이 사업형 지주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특히 SK C&C가 보유했던 ICT 역량 기반의 사업 기회와 SK㈜가 보유한 자원이 결합됨으로써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다양한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합병 법인 SK(주)는 앞으로 IT 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모듈 등 5대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조대식 SK㈜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통합지주회사는 IT 서비스, ICT 융합, LNG 밸류체인, 바이오·제약, 반도체 등 5대 성장분야를 중점 육성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호 SK C&C 사장도 "ICT 기반사업과 SK㈜의 풍부한 재원을 통해 글로벌 사업형 지주회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옥상옥' 구조 해결, 최태원 회장 지배력 강화
이번 합병으로 '최태원→SK C&C→SK(주)→계열사'로 이어지는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최태원 →합병 법인 →계열사'로 더욱 간결해졌다. 합병 법인 SK(주)를 중심으로 단일 컨트롤타워 체제가 완성된 것.
특히 최태원 회장의 합병 법인 지분은 23.4%로 줄지만, 최 회장의 동생인(특수관계인)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 비율(7.4%)을 합하면 최 회장 일가의 통합법인 지분 비율은 30%를 넘게 된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계열사를 지배하게 된 최태원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이 전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SK C&C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최 회장의 부담도 줄어들게 됐다.
SK C&C는 총 자산 3조1천769억원 중 부채가 2조1천124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198%에 달했지만, 이번 합병을 통해 합병 법인 SK(주)는 총 자산 13조2천370억원 중 부채가 5조7천13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6%로 감소한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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