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사수할 수 있을 것인가.
25일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수정치는 3.1%다. 작년말에 내놨던 3.8%에서 0.7%p나 낮춘 수치다.
정부는 성장률 수정 배경과 관련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이 가시화되는 등 2분기 성장세가 당초 예상했던 성장경로를 하회하면서 일시적으로 둔화됐다"며 "하반기에는 재정보강 등 정책효과, 세계경제 개선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다시 회복되면서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정부가 제시한 3.1%의 성장률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15조원대의 재정을 보강해 만들어내겠다는 것으로, 만일 하반기 경제가 정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게 된다면 3%대 성장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3% 밑도는 성장률 전망도 수두룩
올 들어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전망에서 하향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국책연구기관의 맏형격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를 내놨고, 한국은행은 3.1%로 낮춰 제시했다.
3% 아래 전망도 수두룩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2.8%, 산업연구원이 2.9%,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7%로 낮아진 수치를 제시했다.
최근 들어 가장 비관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높아지겠지만,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시각이다.
이 연구소는 "하반기 중 유가 하락과 금리 인하로 인한 구매력 개선과 주택시장 호조로 건설투자 증가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중국 등 신흥국의 부진과 원/엔 환율 하락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에도 대규모 세입결손으로 인한 정부지출 부진이 예상된다"고 봤다.
◆최경환 부총리 "성장률 3%대 유지 최선 다하겠다"
정부도 이 같은 부정적인 분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우리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며 "소비와 서비스업은 작년 세월호 사고 때보다 더 크게 위축됐고, 메르스가 진정되더라도 부정적 영향이 경제전반에 미칠 수 있어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성장경로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0%대 성장이 우려되고, 나아가 6분기 이상 저성장 구조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엄중한 경제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경, 기금 변경, 공공기관 조기투자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을 총동원해 15조원가량의 재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재원은 국채 등을 발행해 조달할 전망이다. 최 부총리는 "일시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수는 있지만, 경제가 성장궤도를 이탈해 침체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선정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추경은 메르스, 가뭄 등 재난 대응 수출, 청년고용 등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정부는 올해 내수가 대외부문(순수출)보다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는 메르스 여파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저유가·저금리효과, 정책효과 등으로 소비·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물량)은 선진국 성장세 강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완만히 회복되고, 수입(물량)도 내수개선 등에 힘입어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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