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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메르스 관련 병원 전격 공개, 이유는?


"공개 부작용 있지만, 국민 불안 확산", 국민 신뢰 회복이 관건

[채송무기자]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관련해 총력대응을 선언하고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을 모두 공개했다.

정부가 발표한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이날 발표한 24개 병원 가운데 평택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365서울열린의원, 아산서울의원, 건양대병원, 대전 대청병원 등 6개다.

그간 환자 발생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전격적인 조치다. 메르스 확산이 계속되면서 국민 공포가 확산되고, 이에 따라 정부 불신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환자 발생 병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일주일 전부터 SNS 등을 통해 환자 발생 병원 명단이 오르내렸다. 정부 불신도 커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정부당국의 메르스 관리 대책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정부 당국의 대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3%로 '신뢰한다'는 응답 25.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번 조사는 6월 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였다.

메르스 환산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크게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6%p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간 휴대전화 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5%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국민들이 작년 세월호 참사 이후 또 다시 국가가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불신이 높아진 것이 메르스 관련 병원명을 전격 공개한 이유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일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서 메르스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이후 이에 대한 준비 작업을 거친 후 공개가 이뤄졌다.

국무총리 직무 대행인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7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에 따른 여러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메르스로 인한 국민 불안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보다는 국민불안 해소와 메르스 사태 조기 종식이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도 그간 정보 공개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무작정 병원명을 공개했을 때의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들이 막연한 공포심으로 병원을 기피하게 되면 병원들이 메르스 의심환자를 받지 않아 지역사회에 의료 공백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장관은 "지역 간 갈등과 지역 경제에 타격도 클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준비해왔다"며 "그럼에도 병원 간 환자나 발생 병원에 대한 정보는 공유할 수 있도록 통합정보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집단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 조금 더 확장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번에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평택성모 병원을 공개했는데 그 날로 천 건 이상의 문의와 신고가 들어와 병원을 공개했을 때 지역 사회 동요가 얼마나 큰지 보였다. 병원명 공개를 위한 사전 대비를 갖추지 않고 병원명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지 알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후에도 메르스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그동안 국민 불안의 이유였던 자택격리자 관리에 대해서도 보건소 및 지자체 공무원과 일대일로 매칭해 책임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휴대폰 위치추적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주의' 단계를 '격상시키지는 않겠지만 최경환 부총리는 "실제로 대응 조치 내용은 경계를 넘은 심각 단계 수준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가 국민의 신뢰를 얻어 메르스 확산의 중대 고비인 6월 중순까지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송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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