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하는 '김상곤 혁신위' 제1야당 운명 달렸다

[채송무기자] 독배로 칭해지던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 위원장을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수락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목된다.

4.29 재보선 패배 이후 오래된 계파 갈등이 폭발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당장 주류와 비주류의 심각한 갈등으로 분당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고, 이 과정에서 제1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쉽지 않은 결과를 예상했다. 당 내 계파를 막론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철저한 혁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성되는 초계파 혁신기구는 총선 공천 룰과 당 인사 등을 결정하기로 한 바 있어 혁신 내용에 따라 제1야당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민주연합 갈등 속에서 출범하는 혁신기구가 제대로 된 혁신에 성공하지 못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릴 수 있다.

핵심은 총선 공천 룰이다. 쇄신을 위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념에 맞는 새로운 인사들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수의 현직 의원 물갈이가 필수다.

쇄신은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이 강세인 호남과 중진 지역구가 대상이 될 전망인데 혁신기구가 강력한 현역 의원들과 계파의 반발에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혁신기구가 공천룰을 '계파 나눠먹기'식으로 이룬다면 국민들의 더 큰 불신에 부딪힐 수 있다.

호남 출신으로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의 추천으로 등용된 만큼 김 위원장이 친노 주류의 견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강한 진보 성향과 함께 경기도 교육감 시절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등 쇄신을 이뤄낸 바도 있어 강력한 쇄신에 성공할 수도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당내 기반이 취약해 실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 내에 혁신이 화두가 되면서 많은 양의 당 혁신안이 만들어진 바 있지만 실천에 이르지 못해 오늘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표는 전날 김상곤 전 교육감과의 오찬에서 혁신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혁신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혁신안을 집행해야 하는 최고위원회에서 이견이 터져나오기 시작하면 문 대표의 리더십에 다시 균열이 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위원장직 수락 당시 스스로 '독배'라고 부를 정도로 혁신기구 위원장 직은 쉽지 않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혁신기구 위원장에 대해 "손에 피를 묻혀야 하는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며 "뼈아프지만 살을 도려낼 수 있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당부할 정도다.

새로 출범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기구가 여러 우려에도 철저한 쇄신을 통해 위기에 처한 새정치민주연합을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을까. 장고에 들어간 김상곤 위원장과 문재인 지도부에 야권 지지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