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 대학생 A양은 아침부터 이른바 '멘붕(멘탈붕괴)' 상태다. 늦잠을 자고 허겁지겁 학교로 갔더니 지갑은 물론 조원들이 일주일 내내 만든 프리젠테이션 파일이 담긴 노트북까지 집에 두고 온 것. 수중에 있는 것은 휴대폰뿐. 그마저도 배터리가 10%도 남지 않았다. 안좋은 일만 생긴다는 '머피의 법칙'일까. 하지만 A양은 허탈함에 무심코 지나치려던 커피숍을 보고 '심봤다'를 외칠뻔했다. 테이블위에 놓인 무선충전패드, 삼성페이를 지원한다는 안내문. 그리고 친구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우리 과제 원드라이브에 올려놨잖아ㅎㅎ"
삼성전자 갤럭시S6가 바꿀 모바일 문화의 한 모습이다.
지난 10일로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출시 한달이 됐다. 출시전부터 화려한 디자인과 압도적 사양으로 국내외 호평 속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갤럭시S6는 전작 갤럭시S4가 세운 역대 최고 판매량 7천만대를 돌파, 갤럭시S 시리즈 새 흥행기록을 세울 판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의 출시 한 달 성적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 실적에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갤럭시S6가 출시 25일만에 1천만대 판매를 달성한 갤럭시S5보다 판매 추이가 좋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S6 판매가 순항 중"이라며 "2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일상을 바꾸는 모바일 혁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경쟁은 더이상 스펙 경쟁에 머물지 않고 있다. 강력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일상을 흔들 새로운 모바일 문화의 정착, 그 변화의 키워드 역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 시리즈의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 차별화 등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를 통해 '7천만대+알파(α)'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신종균 사장은 "갤럭시S6와 엣지는 눈으로 볼때보다 직접 체험하면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이라며 "처음부터 목표는 진정성 있는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전작과는 달리 액세서리 없이도 지원되는 무선충전,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갤럭시S6 무선 충전기는 이미 지난달말부터 탐앤탐스, 롯데백화점, 서가앤쿡, 이철헤어커커 등 국내 브랜드 200여개 매장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갤럭시S6 고객들은 이들 매장에서 쉽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보조배터리, 충전커넥터, 충전기'의 불편으로부터 자유로워 진 것.
삼성전자가 이같은 무선충전 기능을 스마트폰에 내장하기까지는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삼성전자가 처음 무선충전 기술개발에 나선 것은 2000년대 중반. 무선충전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 2011년 미국에서 '드로이드 차지(SCH-i510)'라는 무선충전이 가능한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후 갤럭시S4, 갤럭시S5, 갤럭시노트3, 갤럭시노트4 등 전략 스마트폰과 함께 무선충전커버와 패드 등의 액세서리를 꾸준히 출시해왔다. 갤럭시S6의 무선충전 기술은 10여년의 꾸준한 노력과 혁신의 결과인 셈이다.
특히 갤럭시S6는 스마트폰 최초로 현재 전 세계 보편화된 무선충전 표준 WPC(Wireless Power Consortium)와 PMA(Power Matters Alliance)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이는 현재 상용된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는 의미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는 오는 7월께 기존 매장내 결제 단말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삼성 페이' 서비스에도 나선다.
'혁신'이란 말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진부한 단어가 된 상황에서, 삼성이 공언한 진정성 있는 혁신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신종균 사장의 이유있는 어벤져스 관람
삼성전자는 열광적인 팬층, 즉 팬덤을 거느린 콘텐츠 제작사와 제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와 특화 스마트폰도 선보인다.
무선충전이 '휴대용 기기'로서 갤럭시S6의 장점을 극대화했다면, 미국 엔터테인먼트기업 마블과 제휴로 탄생한 스마트폰 테마, 아이언맨폰 등은 갤럭시6와 향후 삼성 스마트폰의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방향성을 담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라면 외부 콘텐츠라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개방형 혁신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신종균 사장은 최근 무선사업부 고위 임원진과 함께 국내 관객 1천만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는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함께 관람하기도 했다.
영화관에는 따로 '갤럭시존'이 마련되기도 했다. 신 사장은 영화관람 뒤 이곳을 찾아 영화에 등장한 갤럭시S6엣지, 앞뒤가 투명한 콘셉트 스마트폰을 직접 살펴보는 등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 경영진의 영화 관람은 갤럭시S6와 어벤져스의 윈윈 효과를 노린 전략적 행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말 갤럭시S6엣지에 '어벤져스'의 주인공 아이언맨을 콘셉트로 한 이른바 '아이언맨폰'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갤럭시S6 사용자를 위한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 등 어벤져스 주요 캐릭터를 배경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테마서비스도 제공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을 독자 진행하는 것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외부업체와 제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마블과의 파트너십도 이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삼성페이, 7월 결제 혁명 일으키나
갤럭시S6식 모바일 혁명은 오는 7월 시작될 '삼성페이'로 완성될 전망이다. 삼성페이는 카드 정보만 입력해 놓으면 스마트폰을 결제기에 갖다대는 것만으로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 내부에서 '심플페이(simple pay)'라 부를 정도로 지갑보다 쉽고 편한 서비스를 표방, 또다른 모바일 결제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모바일커머스팀 박재현 상무는 "삼성페이는 그동안 모바일 결제의 결점을 해결한 서비스"라며 "사용성, 범용성, 보안성에서 최고의 결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로 삼성페이는 지문인식 등 본인인증 후 5초만에 결제를 끝낼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쓸어올리면 신용카드 화면이 뜨고, 등록한 카드 중 하나를 선택한 뒤 지문인식 센서에 손가락을 대 본인인증을 하면 된다. 이후 스마트폰을 마그네틱이나 NFC 결제기에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난다.
삼성은 삼성페이 보안을 위해 결제 시 카드 번호 대신 일회성 가상 번호인 '토큰' 방식을 적용하고, 자체 보안플랫폼 '녹스'로 해킹 문제도 차단했다. 삼성페이는 현재 금융감독원의 보안성심의를 통과, 출시에 필요한 준비도 마무리 상태다.
국내에서는 앱카드 협의체에 속한 삼성, 신한, KB국민, 현대, 롯데, NH농협 등 6개사뿐만 아니라 BC, 하나, 우리카드 등과 협력해 1회용 가상 카드인 앱카드 방식을 우선 적용,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마스터 카드,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카드사를 비롯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 JP모간 체이스, U.S. 뱅크 등 글로벌 카드사, 금융사와도 협력한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애플페이 보다 빨리 전파하기 위해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MST)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방식을 모두 지원하고, 애플과 달리 카드사로부터 별도의 수수료도 받지 않는 전략을 세웠다.
단기적으로 삼성페이에서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스마트폰 판매는 물론 삼성페이를 통해 다양한 커머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종균 사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시키는 데 관심이 많다"며 "삼성페이도 생태계 구축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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