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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요금제 '데이터' 체제로 대전환 시동


VoLTE 전성시대 맞아 음성통화·문자 구분 필요치 않아

[강호성, 허준기자] 이동통신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 체제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음성통화 과금 따로, 데이터 과금 따로 계산하던 방식이 'LTE' 기술발전에 따라 데이터 사용량 기준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7일 KT를 시작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잇따라 음성통화와 문자를 제한하지 않고 데이터 용량만으로 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식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통화를 데이터망(VoLTE)으로 하게 되면 음성 역시 데이터에 불과하다"면서 "통신사들이 기술발전의 추세에 따라 데이터 중심 요금체계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중심 요금체계 '시대적 흐름'

2G 시대의 이동통신 요금체계는 음성통화를 초당 1.8원(이전에는 10초당 18원)씩 계산했다. 이후 음성통화는 기존 요금체계를 중심으로 과금하고 데이터는 메가바이트(MB)당 20.48원(LG유플러스 12.8원) 요금을 기준으로 과금, 이를 더해 총 요금의 기준으로 삼는 방식을 사용했다.

업계관계자는 "이 때 까지만 해도 이동통신사들은 음성통화에서 막대한 수익을 얻고, 데이터부문은 손해를 보면서도 이용층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했다"면서 "하지만 음성통화까지도 데이터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별도 과금체계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망으로 음성통화를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은 VoLTE 기술이 개발되면서부터. VoLTE 기술은 음성통신까지 인터넷망을 활용해 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모두 상용화해 제공하고 있다.

8일부터 음성통화와 문자제한을 없애고 데이터사용량 기준 요금제를 선보인 KT의 경우 VoLTE 기술이 적용되지 않는 3G 가입자가 대략 420만 명 선이다. SK텔레콤은 2G, 3G 및 VoLTE가 서비스 되지 않는 단말기 보유자가 대략 900만명 선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도 235만여명을 제외한 LTE 가입자 모두에 VoLTE를 적용해 서비스할 수 있다.

통신사들이 이같은 변화를 꾀하는 것은 손해보는 데이터 서비스를 음성통화 수익으로 보전하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별도의 과도한 음성통화 과금체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정책, LTE 기술발전과 함께 더 이상 음성통화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인식에 따른 통신사들의 전략수정이 맞물리며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제로의 변경이 불가피해진 것"이라며 "실제로 데이터 측면에서 보면 음성통화의 데이터량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통신사 수익에도 별다른 악재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당겨쓰고 밀어놓고' 대세될듯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용량 기준의 요금제를 출시한 KT는 이달에 사용하지 않은 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하거나 모자라는 데이터량을 다음달에서 당겨쓸 수 있는 서비스도 함께 출시해 눈길을 끈다.

KT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의 이용환경이 만들어지면 데이터가 모자라거나 남게 되는 현상이 비일비재 할 수밖에 없다"면서 "데이터 시대에 모바일 이용자들에게 필수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본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적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음성과 문자, 데이터 구분없이 데이터량만으로 요금체계를 만든 것은 시대적 흐름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따라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

SK텔레콤 역시 "데이터 이용이 지속 증가하는 고객 이용 패턴 변화에 맞춰 지금보다 요금은 대폭 인하되고 혜택이 늘어나는 데이터 중심의 새 요금제 출시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의 2만원대 요금제와 지금보다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도 "다음 주 중 음성제한을 없애고 데이터를 부담없이 쓸 수 있는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KT 마케팅전략본부장 강국현 전무는 "6개월 전에 이미 밀당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며 "경쟁사가 우리 특허를 피해서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일수도 있겠지만 시스템 개발 과정이 상당히 복잡할 것"이라며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중심요금제의 핵심이 데이터 활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떤 방식이든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시해야 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데이터를 이월하거나 당겨쓸 수 있는 방안을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관계자는 "(KT보다)데이터를 더 많이 제공할 것인가, 이월기간이나 방식을 더 효율적으로 할 것인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뮬레이션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데이터 폭발시대, 요금인하로 이어질까

2만원대 음성통화 무료(?)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가계통신비 인하로 이어질 지는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KT의 2만9천원 요금제는 데이터량이 300MB 수준이다. 이는 '데이터를 쓸 줄 아는' 세대에겐 턱없이 부족한 수준.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쓰지만 음성통화 위주로 활용하는 일부 세대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 등 영상을 많이 보는 이용자라면 오히려 데이터 중심 과금체계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특히 이동통신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바일에서도 영상 이용이 점점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통신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더 높은 셈이다. 메가바이트당 요금이 떨어지더라도 데이터 소모가 늘면 통신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메가바이트당 요금'에 대한 인하의 목소리도 예상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이통사들도 부담스러운 점이 존재한다.

현재 이통 3사는 사업자간 데이터망으로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VoLTE 서비스 연동이 되어 있지 않다. 게다가 2G, 3G 가입자도 상당수 있어 음성통화 무료(?) 서비스 시작 후 상당기간동안 부담이 증가할 있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다른 이동통신사와의 통화도 데이터망을 활용하는 VoLTE 연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통3사가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보이면 이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VoLTE 연동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렇다고 해도 데이터 시대에 맞는 요금체계를 갖추는 것이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방식"이라며 "향후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의 핵심은 '데이터 요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호성기자 [email protected]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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