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storage) 등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통합 제품'이 부상하고 있다. 설치나 운영이 간소하고 성능면에서도 개별 제품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EMC는 지난 4일부터(현지시각)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EMC월드 2015'에서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Converged Infrastructure) 신제품 'VCE 브이엑스랙(VxRack)'을 공개했다.
V엑스랙은 EMC가 출자한 VCE가 작년말 사업부로 새로 편입된 후 처음 발표한 제품으로 올해 3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랙(Rack) 형태의 컨버지드 인프라로 10여 개의 서버를 수천 개까지 확장할 수 있으며 38페타바이트(PB) 스토리지 용량을 소화한다.
앞서 'V블락', 'V스펙스블루(VSPEX Blue)' 등의 통합 제품들을 선보여온 EMC는 이번 제품으로 광범위한 포트폴리오(portfolio)를 갖추게 됐다. VCE는 VM웨어, 시스코(Cisco), EMC가 2009년 세운 합작회사로 세 개 회사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이에 따라 EMC는 V블록으로 대기업과 데이터센터를, V스펙스블루로 중견중소기업(SMB)을 겨냥하고 V엑스랙으로 그 중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특화된 컨버지드 인프라 제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EMC도 하반기부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EMC가 컨버지드 인프라라 부르는 통합 제품군은 오라클로 치자면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해당한다.
'엑사데이터', '엑사로직' 등을 포함하는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오라클이 지난 2008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하면서 선보인 어플라이선스로 현재는 매년 2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벌어들이는 주류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은 소프트웨어(SW), 스토리지는 물론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까지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EMC의 스토리지 경쟁사인 넷앱의 경우는 컨버지드 인프라 제품인 '플렉스포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All) 플래시 스토리지' 업체인 퓨어스토리지도 '플래시스택'이라는 이름의 통합 제품을 갖고 있다. 이들 기업 역시 시스코, VM웨어 등과 협력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IT 업체들이 통합 제품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기업의 IT 담당자들이 점점 더 이를 선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치 과거에는 수제구두가 잘 팔렸지만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탓에 기성품으로 넘어오게 된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한국EMC 관계자는 "단품 도입에 따른 시스템통합(SI)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수작업으로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아직은 느린 상태지만 한 번 통합 제품의 편리성에 젖어들면 빠른 속도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닉스에서 x86으로 전환되면서 유닉스 세대와 달리 지금은 서버 네트워크 스위치 스토리지를 엮어서 인프라 스트럭처를 만드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데다 변화의 흐름이 빨라 이를 배우는 것에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다"며 "결국 '올인원'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MC 데이비드 웹스터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지역 총괄사장은 "컨버지드 인프라는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V블록을 선택하는 것은 IT적 결정만이 아닌 경제적 결정으로 인프라의 합리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국배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