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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주파수는 어디로' 6월로 논의 밀려


정부, 방송에 24㎒ 통신에 40㎒ 할당으로 가닥

[허준기자] 700㎒ 주파수 할당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랜 협의 끝에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사가 이 대역 주파수를 나눠 쓰는 방안을 고안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소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700㎒ 주파수 용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소위원회 의원들이 참석해야 해서 소위원회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정부는 이날 국회 소위원회 의원들에게 700㎒ 주파수 할당 방안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미방위 의원들이 이 대역 주파수 할당방안이 마련되면 국회에서 먼저 설명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4월 국회에서 주파수 할당 방안 논의가 불발됨에 따라 700㎒ 대역 할당방안은 오는 6월은 돼야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주파수소위원회가 언제 열릴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6월 국회에서 다시 소위원회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파수 용도는 6월 이후에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013년부터 끌어온 700㎒ 주파수 용도 논란

원래 700㎒ 주파수 대역 용도는 지난 2013년 최종 결정될 예정이었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2013년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700㎒ 주파수 용도를 연내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사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용도 결정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사는 초고화질(UHD) 방송을 위해 700㎒ 주파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신사는 폭증하는 네트워크 트래픽을 감당하려면 700㎒ 주파수 할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2년이 다되도록 700㎒ 주파수 주인이 결정되지 않고 있다. 재난망 구축에 일부(20㎒) 할당된 것 외에 나머지 88㎒ 폭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방송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미래부-방통위, 통신-방송 함께 쓰는 방안 고안

공동연구반 연구를 통해 결론을 내지 못한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난해 차관급 협의회까지 꾸렸다. 차관급 협의회는 수차례 논의를 거듭, 방송과 통신이 700㎒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고안한 방안은 KBS1과 KBS2, SBS, MBC에 지상파 방송을 위한 주파수를 각각 6㎒폭씩 총 24㎒를 할당하고 나머지 대역의 40㎒폭을 통신용으로 할당하는 방안이다. EBS의 UHD 방송에는 DMB 대역이 활용된다.

국회 관계자는 "주파수 소위원회를 앞두고 정부 측에서 방송과 통신이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는 방안을 미방위 의원실에 설명했다"며 "지상파 방송사에 최소한의 주파수를 할당해 수도권 UHD 방송을 먼저 시작하고 전국방송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주파수 중요하다'고 외치던 국회가 발목 잡아

국회 미방위는 정부가 주파수 용도 결론을 내지 못하자 지상파 방송사로의 할당이 필요하다며 주파수 논의에 개입했다.

의원들은 "주파수는 국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가장 필요한 곳에 사용해야 한다"며 주파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존에 없던 주파수소위원회까지 만들어 할당방안에 대해 국회 허락을 받으라고 요구했다.

특히 미방위원들은 옛 방통위가 결정했던 주파수 할당계획(모바일 광개토플랜)까지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상파 방송사로의 주파수 할당을 주장했다. 모바일 광개토 플랜에 따라 700㎒ 주파수 40㎒ 폭은 통신용으로 할당이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국회의원들은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정부를 압박한 것.

그렇게 주파수 용도에 관심을 기울이던 국회가 정작 정부가 방송과 통신이 주파수를 나눠쓰는 안을 가지고 왔을때는 예정된 소위를 취소하며 700㎒ 주파수의 발목을 잡아버린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할당계획을 빨리 마련하라고 독촉하던 국회가 700㎒ 주파수의 발목을 잡았다"며 "정부가 마련한 방안에 대해서도 주파수 손실이 너무 심각하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국회가 하루빨리 주파수소위원회를 열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고 보다 발전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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