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29 재보궐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재보선은 4곳 선거구 중 3곳이 옛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선거가 다시 치러지는 만큼 초반부터 야권이 우세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선거 구도가 '일여다야(一與多野)'로 짜여지면서 야권 표가 분산돼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거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서울 관악을)·천정배(광주 서을) 전 의원의 출마는 야권 전체를 긴장케 하고 있다.
◆정동영 관악을 출마…野 후보 5명 '혼전'
지난 1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 전 의원은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관악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애초 불출마 입장을 견지했으나 주위의 거센 출마 권유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관악을은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 지역은 지난 27년 간 야당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지역으로, 이번 재보선에서도 야권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정 전 의원 등 야권 후보만 5명에 달해 판세가 예측불허로 치닫고 있다.
특히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오신환,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정 전 의원 간 3파전 양상 속 오신환 후보가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야권 표 분산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22일 실시된 휴먼리서치 조사(관악을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702명 대상 유선전화 임의걸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p) 결과, 오신환 후보 34.0%, 정동영 전 의원 21.3%, 정태호 후보 19.0%였다. 정의당 이동영 후보와 옛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이상규 후보는 각각 10.7%, 8.3%였다.
시민일보-리얼미터의 15~16일 조사(관악을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 대상 유선전화 임의걸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는 오신환 후보 33.5%, 정태호 후보 31.2%, 정동영 후보 18.2%, 이상규 후보 3.8%, 이동영 후보 3.0% 순으로 나타났다.
◆천정배, 광주서 '바람'…野 위기감 고조
야당의 심장부인 광주 서을 역시 야권 분열 양상이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의원이 만만치 않은 기세를 드러내며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
지역 언론사인 광주타임즈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광주 서을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천명 대상 유선전화 임의걸기 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그밖의 사항은 중앙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천정배 전 의원이 37.2%의 지지를 얻어 29.9%를 기록한 조영택 후보를 7.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12.6%, 정의당 강은미 후보는 8.7%였다.
상황이 이처럼 흘러가자 새정치민주연합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서울 관악을, 광주 서을 2곳을 당선권으로 분류했지만, 정 전 의원과 천 전 의원이 전체 판을 뒤흔들면서 재보선 패배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 정치를 대표했던 두 사람의 출마로 야권 재편이 이번 재보선 화두로 부상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두 사람의 출마에 대해 "명분 없는 일"(양승조 사무총장)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 배경에도 이 같은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은 "선거는 구도 싸움이니 유리할 수 있다"(이군현 사무총장)며 반색하고 있다. 승리를 점치고 있는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에 더해 서울 관악을 또는 광주 서을 중 한 곳 더 추가해 재보선 완승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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