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다시보기(VOD) 수익 강화에 나서면서 실시간 영화 편성 채널 사업자가 긴장하고 있다.
24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VOD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IPTV사업자들은 매달 일정액을 내면 영화를 무제한 볼 수 있는 월정액 상품, 영화를 한번 구매하면 영구적으로 볼 수 있는 소장형 서비스를 내놓는 등 영화 VOD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1만1천편의 영화와 미국드라마를 무제한 볼 수 있는 '프라임무비팩'을 출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월 9천원을 내면 총 122건의 영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영화 월정액 서비스 '프리미어'를 운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한국형 넷플릭스'를 내걸고 '유플릭스 무비'라는 월정액 서비스를 내놓았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또 각각 '스마트 클라우드DVD', '소장형 DVD'라는 상품을 출시해 영화 VOD를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
IPTV사업자들의 영화VOD 마케팅 강화는 지난 4년 사이 급성장한 VOD 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발표한 'VOD 매출 현황 및 광고매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VOD수익은 2011년 1천920억원에서 2013년 4천84억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2014년 6월까지 2천499억원의 VOD 매출을 거뒀다.
특히 콘텐츠 종류(지상파, 유료방송, 영화, 종편, 기타) 중에서 영화 VOD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영화 VOD 매출은 전체의 41.3%(4천741억원)를 기록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 중 가장 소구력이 높은 것이 영화"라며 "영상 시청패턴이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으로 바뀌면서 유료방송을 통해 영화를 보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제공하는 콘텐츠가 겹치는 영화 전문 채널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존재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OCN과 같은 영화 전문 채널은 편성표에 따라 영화를 방송하기 때문에 중간부터 봤을 경우 내용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적극적인 시청패턴을 보이는 이들은 월정액제에 가입해 보고싶은 영화를 찾아본다"고 말했다.
웬만한 유료방송 월 수신료보다 비싼 KT 올레tv의 '프라임무비팩'(월 1만4천900원)이 출시 6개월여만에 9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것이 이를 보여준다.
다만 월정액 서비스가 제공하는 영화의 상당수는 개봉 1년이 지난 작품이 많고, 월정액 서비스에 대한 가격 저항이 있어 실시간 영화 전문 채널에 미칠 영향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다른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영화 VOD는 주로 최신영화 위주로 많이 본다"며 "월정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영화 채널을 이용하거나 편성표를 챙겨서 보는 이들도 아직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화 전문 채널 운영사들은 콘텐츠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OCN 지금까지 영화 관련 콘텐츠만을 방송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자체 제작한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방송했다. '나쁜 녀석들'은 OC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VOD 공개 일주일만에 3억원의 수익을 내는 등 성과도 거뒀다.
OCN, 채널CGV, 슈퍼액션 등을 운영하고 있는 CJ E&M은 관계자는 "영화 VOD 서비스 강화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는 중"이라며 "자체제작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시청자의 관심을 꾸준히 끌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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