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기자] 지난 2월에 이어 3월에도 이통사들이 연이어 휴대폰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다. 이른바 '보조금 빙하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KT는 13종의 단말기 보조금을 축소한다고 공시했다. 이번에 보조금을 올린 단말은 1종에 불과했다. SK텔레콤도 2종의 단말기 보조금을 내렸다. 지난 12일에는 LG유플러스가 5종의 단말기 보조금을 낮춘 바 있다.
특히 KT의 보조금 축소는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단말기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갤럭시S5, 갤럭시노트4, 갤럭시노트엣지 등 삼성전자의 인기 단말은 물론 아이폰5S, G3 cat.6, G플렉스2 등 다른 제조사 인기 단말까지 모두 보조금이 하향됐다.
이같은 기조는 비단 KT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지난 2월부터 꾸준히 공시 보조금을 내리고 있다.
매일 이동통신3사의 보조금 공시 동향을 살피고 있는 착한텔레콤 관계자는 "2월부터 계속된 보조금 하락 기조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단말기에 투입되는 보조금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분석되는 만큼 휴대폰을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면 알뜰폰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호이동 건수도 '뚝'
보조금 빙하기가 계속되면서 이용자들의 휴대폰 구매 수요도 뚝 떨어졌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번호이동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발생한 번호이동 건수는 58만여건이다. 1월의 76만여건보다 18만건 가량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직후와 비슷한 수준의 번호이동에 그치고 있다는 것으로, 그만큼 휴대폰 시장이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휴대폰 유통점에 따르면 2월보다 3월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3월에는 지난해 4월 이동통신3사의 순차적 영업정지 당시 수준까지 번호이동 건수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 유통점 관계자의 분석이다.
유통점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계속 떨어뜨리면서 휴대폰이 비싸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됐다"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된 가운데 주말 전산개통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까지 이어지면서 유통점 폐업이 속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빙하기 해빙은 언제? 갤럭시S6에 기대
그럼에도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3월말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6'를 4월 초에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갤럭시S6가 출시되면 이용자들의 휴대폰 교체수요도 늘어나고 기존 재고 단말기 처리를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보조금을 확대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최근 증권가에서 나오는 통신사들의 1분기 실적 극대화 전망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통신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신사 입장에서 갑자기 실적이 좋아지면 요금을 내리라는 시민단체와 정부의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때문에 분기말에 보조금을 대거 확대, 마케팅비용을 소모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통신사들이 구형모델 재고를 확보하고 보조금을 줄이면서 마케팅 비용을 많이 아꼈다"며 "최근에는 최신모델이 출시될때 기존 재고를 얼마나 많이 확보한 뒤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느냐가 통신사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허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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