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주가 300만원을 돌파했던 아모레퍼시픽이 결국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유통주식수를 늘리고 거래를 원할하게 하기 위해서다.
3일 아모레퍼시픽은 1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아모레G(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시 10분의 1로 분할할 계획이다.
액면분할로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 우선주, 아모레G의 주가는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유통 주식수 확대로 유동성 개선과 거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액면 분할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액면 분할 실시 결정에 따라 기존 주식의 매매는 4월 22일부터 신주권변경상장일 전일까지 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며, 신주권 교부는 5월 4일, 신주권 상장은 5월 8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중국에서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초 90만원대에서 최근 200만원 후반대까지 가파르게 급등했다. 올 들어 장중 주가가 300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가 매매하기에는 주가의 절대 가격이 높고 주식 총수가 580만주에 불과해 접근성이 제약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 일 평균 거래량은 1만6천주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주가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대해 액면분할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간담회에서 "일부 고가 저유동성 종목들이 시장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액면분할을 통해 기업 가치 제고, 시장 전반 투자심리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다.
박현진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변하는 이슈는 아니지만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주가에 호재"라며 "아모레퍼시픽은 해외법인 중심의 호실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로 다른 고가주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전날 종가 기준으로 100만원이 넘는 종목들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우를 비롯해 롯데제과(179만원), 롯데칠성(172만3천원), 삼성전자(142만3천원), 영풍(132만4천원), 아모레G(128만9천원), 태광산업(117만7천원)·삼성전자우(106만5천원)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은 액면분할 이슈를 통상적으로 검토한다"며 "액면분할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회사와 주주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인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액면분할 발표 직후 상한가(14.64%)까지 치솟은 326만6천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하락반전해 오후 2시11분 현재 보합권이다.
김다운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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