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경기 불황 속에서도 설 선물세트 구입에 나선 소비자들이 소폭 늘면서 주요 유통업체들이 모처럼 웃었다. 특히 이번 설에는 10만~20만 원대 실속 세트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으며 다른 명절 때보다 정육세트의 인기가 높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백화점들의 이번 설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보다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달 2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23일간 진행한 설 선물세트 본 판매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실속 세트를 찾는 이들이 늘어 정육 세트의 경우 가격이 10% 정도 상승했지만 18만~25만 원대 실속 세트의 매출 구성비가 지난 해 45%에서 올해 60%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청과는 평균 구매 단가가 지난 해 9만5천 원에서 올해 8만5천 원으로 10% 가량 낮아졌다.
또 이번 설에는 주류, 건강 등 가공 선물세트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주류는 전년 보다 17.9% 증가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으며, 5만 원 이하의 실속 와인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았다. 건강 상품군은 20만 원 이상의 고단가 상품보다 10만~15만 원 대의 실속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2일부터 17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지난 해 보다 8.3%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는 정육 매출 신장률이 13.5%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고, 이어 건강식품 12.1%, 와인 9.8%, 건식품 8.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동안 설 선물세트 매출이 7.6% 신장했다. 건강식품군이 30.8%로 가장 크게 매출이 증가했으며, 수산물(16.9%)과 와인(6.9%), 축산(5.0%)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설 선물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져 프리미엄급 한우 선물 제품은 22.2%로 고신장했으며, 20만 원 초반 냉장 한우 실속세트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수산물 역시 프리미엄급 굴비 매출이 지난 해 설보다 125.5% 신장하는 동시에 20만 원 이하의 굴비, 갈치, 멸치 등 실속 제품도 인기를 끌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지난 달 1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예약판매까지 합쳐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공산품이 41% 신장하면서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으며, 건식품 28%, 와인 22%, 델리카 21%, 생선 17% 등이 뒤를 이었다.
가격대별로는 20만 원 미만의 합리적인 선물세트들이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하면서 지난 해보다 6% 신장한 반면, 20만 원 이상의 선물세트는 6% 감소했다.
대형마트도 설 선물세트 판매율이 소폭 신장했으나, 백화점보다는 저조한 기록을 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달 1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설 선물세트 판매 실적이 지난 해 설보다 3.4% 증가했다.
신선세트 중 과일은 전년대비 8.8% 역신장했으나, 냉장한우 세트(16.7%)의 상승세에 힘입어 축산은 4.1% 매출이 늘었다. 가공세트는 조미료와 통조림이 각각 11.7%와 10.7%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또 한우와 수산세트 등 프리미엄 선물이 포함된 10만 원 이상 가격대의 상품 매출은 7.4%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설 선물세트 판매기간 동안 매출이 1.1% 신장했다. 카테고리별로는 수삼, 더덕 등 농산물이 27.2% 감소해 가장 낮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어 수산(-9.2%), 과일(-8.1%) 순으로 신선식품들이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조미료, 통조림 등 가공식품 신장률은 14.4%로 높게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전년 대비 1.1% 상승했다. 이곳 역시 과일(-13.8%), 축산(-7.8%), 수산(-6.6%) 등 신선식품 판매율이 낮았으며, 건강·차(20.4%), 조미료·햄(4.2%) 등은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설에는 고객들이 선물의 격은 높이면서도 실속을 챙기려는 소비 패턴으로 10만~20만 원의 실속 세트를 구매하는 트렌드가 나타났다"며 "설 연휴 이후 소비심리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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