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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법 패스트트랙 추진 제동, 여야 다 반대


국회 외통위원장 "외통위 마비될 것, 패스트트랙 상당한 문제"

[이영은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10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북한인권법을 이른바 '패스트 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제)으로 지정해 신속히 처리하고자 했지만 당 내 반대와 야당의 반발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과 외통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은 20일 북한인권법의 패스트트랙 지정에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했다.

유기준(사진)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당 지도부가 북한인권법을 당론을 채택해 패스트트랙 처리 해야한다고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외통위에서 (북한인권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안건 상정하면 6개월 정도의 시간을 갖고 이를 심의해야 하고, 이후 법사위에서 3개월, 본회의에서 2개월 등 총 330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만일 본회의에서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작동한다면 다음 회기로 넘어가도록 돼있어 결국 19대 국회 마지막에 될 수 있을까 말까한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부터 우리가 북한인권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면 처리할 수 있는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을 통한 법안처리는 사실 '베리 슬로우(very slow) 트랙'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외통위의 시급한 현안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언급하며 "야당이 북한인권법의 패스트트랙 회부 문제로 인해 다른 안건에 대해 전혀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 온다면 외통위는 마비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인권법의 패스트트랙 처리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통위원장으로서 상당히 자괴감이 들지만, 여야간 이견을 좁힐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 상임위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사정"이라면서 "여야 지도부가 별도로 북한인권법을 합의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만들거나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심재권 의원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 일각에서 북한인권법을 패스트트랙 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수의 횡포를 통해서 자신들의 잘못된 독소조항으로 가득 찬 인권법을 밀어붙이기로 단독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심 의원은 "새누리당이 만약 북한인권법을 토론과 협상이 아니라 수의 우위에 의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고자 한다면 한·중FTA 등의 모든 비준동의안들과 예산안, 법안들도 패스트트랙으로 해결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의 자유권과 생존권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는 것이 목표인 것을 감안할 때, 소관 상임위인 외통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여야 합의에 의한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된 것을 계기로 북한인권법 제정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여야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또다시 해를 넘기고 말았다.

여야가 각각 발의한 북한인권법에는 인도적 대북 지원이라는 유사점이 있지만, 새누리당에서 주장하는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나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대북 민간단체 지원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야당이 강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영은기자 [email protected]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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