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본사인 영국 테스코가 아시아 사업부 등 매각 계획을 일단 유보키로 하면서 매각설로 몸살을 앓았던 한국 홈플러스가 일단 한숨 돌렸다.
그러나 테스코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향후 해외 사업부 매각 여지를 남겨 홈플러스 매각설의 불씨를 완전히 잠재우진 못했다.
8일 테스코는 영국 런던 현지에서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4시)부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이같은 내용의 '턴어라운드 계획' 발표했다.
테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지 주요 매장을 철수하고 비디오 대여 전문점인 블링크 박스 등을 매각키로 했다. 그러나 한국 홈플러스와 태국 테스코 로터스 등 해외 사업부 매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CEO는 "(해외 사업부문 일부 매각 등에 대한) 다른 결정을 내릴 때까지 해외 부분을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면서도 "현재 테스코의 대차대조표와 유동성은 괜찮은 편이지만 오늘 발표한 계획이 전부는 아니다"고 밝혀 홈플러스 등에 대한 매각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에 따라 테스코는 당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영국 내 43개 매장을 철수하고, 블링크 박스를 매각하게 된다. 또 테스코의 고객정보 데이터와 클럽카드를 관리하는 던험비를 매각 또는 상장키로 하고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테스코가 추가 계획이 있다고 한 만큼 한국 홈플러스의 매각 여지는 남겼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해 홈플러스가 국내 여러 업체들을 대상으로 분리 매각시 인수 의향을 타진해 온데다 구체적으로 몇몇 업체들이 인수후보자로 거론될 만큼 매각을 추진했던 여러 정황들이 있어 당장은 아니어도 추후 상황에 따라 매각을 본격 추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일각에서는 테스코가 홈플러스 인수업체가 마땅히 나오지 않은데다 홈플러스 가치가 예상 만큼 높게 평가되지 않은 탓에 이번 결정을 유보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해 기준으로 연매출 11조 원을 기록했으며, 점포수는 대형마트가 140개, 기업형 슈퍼마켓이 370개, 편의점이 220개다. 테스코 해외 사업장 중 홈플러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30%, 영국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8% 내외 정도로 테스코 내부에서는 알짜배기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테스코는 매각 경쟁을 통해 홈플러스 매각 가격이 최대 7조 원까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지난 해부터 홈플러스에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기업 이미지 하락 등으로 시장에서 추산하는 기업가치도 5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도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았다"며 "이전 필립 클락 테스코 회장이 '홈플러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사업장'이라 평가하며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혀 매각설을 일축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테스코 해외 사업장 중 수익을 가장 많이 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테스코의 평가 기대치가 높은 만큼 마땅한 인수후보자가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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