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다음카카오 합병 100일, 베타버전은 끝났습니다. 처음 하는 일들이 많다보니 때론 서툴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본격적으로 여러가지 도전에 나섭니다."
다음카카오가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예열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 찾기에 나선다.
이미 합병 당시 언급한 '커넥트(연결)'의 확장이 기본 전략이다. 시작은 올 3월 중 선보일 카카오 택시. 카카오톡 지인 기반의 서비스를 넘어 서로 모르는 사람들 간의 연결을 테마로 하는 서비스가 속속 나올 예정이다.
이석우 대표는 글로벌 공략을 위한 새로운 방안도 구상했다고 말한다.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다음카카오의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공략을 펴겠다는 것. 다음카카오 합병 100일인 8일에 하루 앞선 지난 7일,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를 만나 2015년 사업계획을 들었다.
◆2015년, 커넥트의 시작
이석우 대표는 "연중에 합병하다보니 지난해에는 사내 제도를 일원화하는 작업에 매달렸다"면서 "올해는 합병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 시작은 카카오택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택시가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다음카카오의 플랫폼을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협업의 대표적인 사업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모바일 솔루션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 택시를 통해 모바일 솔루션을 제공받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얻을 수 있고, 사용자는 모바일 지도나 결제를 통해 기존보다 편리하게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택시에서 보듯 다음카카오가 준비 중인 사업들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 간의 연결에 포인트가 있다. 지인이 아니더라도 공통점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모르는 이들이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SNS 서비스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카카오가 가진 사회 관계망이 콘텐츠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자산이라는 것을 게임과 카카오뮤직 등을 통해 확인했다"며 "뉴스 등 다음의 좋은 콘텐츠를 여기에 덧붙일 수도 있고 검색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얹어 모바일 강점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결제·광고 ···모바일은 블루오션
핀테크(FinTech) 분야는 다음카카오가 공을 들이는 분야다. 핀테크는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개인자산관리, 크라우드(crowd) 펀딩 등 '금융·IT 융합형' 산업을 말한다.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페이나 뱅크월렛카카오는 복잡한 결제를 편리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준비한 사업"이라며 "핀테크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부터 준비한 서비스로, 금융사와는 협업하는 형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모바일 광고분야가 주요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PC시대에서처럼, 게임에 이어 광고분야가 모바일에서도 '실패하지 않는' 수익모델이 되 줄 것을 바란다. 특히 경쟁사들 가운데 아직까지 모바일 광고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곳이 적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다음카카오 역시 지난 2014년 모바일광고 시장을 테스트 해 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스토리에 모바일 광고를 접목하기 시작했으며,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다음 아담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하고 있다"면서도 "모바일 사용자에 불편한 광고가 아닌 필요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시장이 제한적인 까닭에, 네이버나 다음카카오할 것 없이 국내 기업들의 최종 타깃은 글로벌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다음카카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패가 생존과 직결될 사안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세운 일본법인을 시작으로 지난해 중국과 싱가포르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법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카카오는 이에 대해 글로벌 진출 초기 'TV광고'를 앞세운 홍보전략을 강화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가 많아진 지금은 이 같은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결국 다음이 가진 다양하고 우수한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한류의 한 축인 게임분야와의 협업, 나라와 문화에 맞는 정밀한 현지화 전략을 짠 '소셜 플랫폼'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게임의 소개와 더불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는 현지 게임 개발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중국법인에서는 양국 게임 업체들의 교류를 중개하는 등 게임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준비중이다.
이 회사가 최근에 설립한 투자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 역시 글로벌 진출 가능성을 주요 투자 포인트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글로벌 IT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실력있는 신생 벤처를 인수해 경쟁력도 키우고 글로벌 시장공략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투명성보고서 좋은 사례 만들겠다
지난 2014년 다음카카오는 합병으로 분주한 동시에 '사이버 사찰' 논란에 휘밀리며 쉽지 않은 해를 보냈다. 특히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사정당국에 무분별하게 제공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 감청 이슈를 겪으면서, 고객의 프라이버시와 보안문제에 소홀했다는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특히, 법제도 해석이 모호할 때는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쪽으로 해석하고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이버검열 논란이 빚어지자 수사기관에 제공한 개인정보 내역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말하자면 매년 '투명성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것.
"올해 처음 선보일 투명성보고서는 당초 9일쯤 발간예정이었지만, 프라이버시정책자문위원회가 완성도를 좀 더 높여보자는 의견을 내서 막바지 검토작업 중입니다. 기대와 함께 부담도 되지만, 좋은 선례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신중을 기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르네상스'를 외치며 등장한 다음카카오의 뒤에는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네이버 출신'인 김범수 의장이나 이석우 대표는 '네이버와의 경쟁구도'에 신경을 쓸 법도 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네이버를 경쟁자로 보면, 서비스는 산으로 간다"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다음과 합병을 하면서 김범수 의장이 한 얘기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즐겁게 같이 가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카카오가 지금까지 온 길이나 앞으로 갈 길은 처음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세요."
정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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