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차기 LCD TV 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모델인 '퀀텀닷(QD) TV'를 내놓고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LG전자가 QD TV 출시를 공식화하며 포문을 열었지만, 삼성전자는 실제 제품 출시에서는 앞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색재현력을 놓고 QD TV가 뛰어다는 삼성전자와, OLED와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LG전자가 맞섰다.
그동안 LED, OLED, 커브드 등 전략 TV를 내놓을 때 마다 한치 양보 없는 경쟁을 펼쳐온 양사가 올해는 QD TV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CES 2015에 나란히 QD TV를 공개, 본격적인 제품 출시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는 개막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QD TV 양산 시기와 색재현력 등을 놓고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제품 개발 보다는 승부의 관건은 누가 먼저 제품을 내놓은 지, 또 몇대가 아닌 글로벌 시장 출시를 누가 먼저 하는지를 놓고 경쟁사 공격도 서슴치 않았다.
당장 출시에서는 삼성전자가 한발 앞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에, LG전자는 한 달 늦은 3월부터 QD TV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한 달 앞서 다양한 라인업의 QD TV를 출시, 시장 선점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LG전자는 글로벌 시장까지 출시를 확대, 기선제압에 나서겠다며 각을 세웠다.
LG전자 TV사업담당 이인규 전무는 "TV 시장에서 신제품 몇 대를 먼저 선보였다고 출시라 하지는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누가 먼저 글로벌하게 해당 제품을 출시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초에는 유통 업계에서 구모델과 신모델이 변경되는 기간이 있는데, LG전자는 이에 맞춰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 QD TV 양산에 돌입한 상태로, 이는 지난 5년간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열이나 수분에 강한 높은 제품 신뢰도를 조기 확보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현재 인체에 완벽히 무해한 비카드뮴 소재이면서 열과 수분에도 강한 퀀텀닷 제품을 개발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경쟁사의 경우, 국내 생산시설이 없어 당장 출시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LG전자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죘다.
김 사장은 이어 "미래 기술로 퀀텀닷 기술을 활용한 자체발광디스플레이 개발도 진행 중으로 향후에는 학술논문에만 등장하는 기술(퀀텀닷발광다이오드, AMQLED)이 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퀀텀닷발광다이오드는 전류를 받으면 스스로 빛을 내는 퀀텀닷 소재의 특성을 응용한 것으로, 학계에서는 OLED 대비 고색재현 및 전력효율 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색 재현력을 놓고 자사 각각의 주력모델인 QD TV와 OLED TV를 앞세워 차별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번에 선보인 QD TV(NTSC 기준 130%)가 LG전자의 OLED TV(NTSC 기준 115%)보다 색재현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수율 등 문제로 OLED TV보다 기존 LCD TV에서 진화된 QD TV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반면 LG전자는 QD TV를 내놨지만 경쟁사에 한발 앞서 상용화한 OLED TV를 앞세운 주도권 확보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측은 "QD 기술은 기본적으로 OLED가 구현하는 완벽한 색상을 따라잡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QD TV가 OLED TV보다 좋다는 주장을 하기 보다는 동일한 OLED끼리 비교하는게 적합한 것 같다"고 삼성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를 두고 권봉석 LG전자 HE산업본부장(부사장)은 "예컨대 3옥타브까지 부를 수 있는 A가수와 4옥타브까지 부를 수 있는 B가수가 비교했을 때 B가수가 더 우수한 가수처럼 생각되지만 B가수가 제대로 음역을 표현하면서, 음정을 지키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어떻게 표현하느냐"라고 빗대며 은근히 경쟁사를 깎아 내렸다.
라스베이거스(미국)=양태훈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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