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연구소 "유가하락, 경제 전반에 긍정적"

[이혜경기자] 7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민간 연구기관인 금융연구원이 최근의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한 공동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들은 "유가 하락은 수출입 재화의 상대가격(교역조건 개선)이라는 채널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과 경상수지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단, 이러한 추정치는 미국 금리 인상, 유로존 경기 침체 등 여타 대외 위험요인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대외여건 악화시 긍정적 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연구소들은 세계 산업연관표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국제유가 10% 하락 시 우리 기업의 생산비 감소 효과는 중국, 일본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나 수출 등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10% 하락시 전 산업의 생산비 감소효과가 한국은 0.76% 일본과 중국은 각각 0.34%, 0.36%이었고, 우리 제조업의 수출이 0.55%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석유화학, 정유,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조선업의 경우 해양플랜트 및 친환경선박 수요 위축으로 부정적일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유가 하락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석유제품 생산비용 감소가 비석유제품에 어느 정도로 전가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석유제품 생산비용 감소가 비석유제품에 모두 전이되는 경우, 유가 10% 하락은 경제 전체의 구매력을 9조5천억원(GDP 대비 0.76%) 증가시키며, 이 중 상당부분은 가계(5조2천억원)에 귀속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들은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고려할 때,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유가 하락이 기업의 수익성 개선뿐만 아니라 가계의 소비 증가로 이어지면 경기회복세가 보다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가능한 한 빨리 반영되도록 물가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유가 하락에 따른 산업별 대응전략을 마련하면서 선제적 기업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유가 하락의 불똥을 맞고 있는 석유화학, 조선, 해운업의 경우 적극적인 사업재편·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고, 자동차산업은 클린디젤 수요 증가 등 유가 하락에 따른 수요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면서, 산유국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저유가 장기화 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장기적 시야를 갖고 저비용화가 가능한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산유국, 신흥국 경제·시장 불안이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확대시켜 자본유출입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