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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올해 보수적 판매목표…왜?


올해 판매목표 820만대, 2.5%↑…MK '내실강화R&D 강화' 반영

[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를 820만대로 잡았다. 작년 판매량(800만대) 대비 약 2.5% 증가한 규모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5년 시무식을 갖고 "올해 계획한 820만대의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며 이 같이 밝혔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505만대(국내 69만대, 해외 436만대), 315만대(내수 48만대, 해외 267만대)의 판매목표를 세웠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자동차시장은 작년 대비 3.9% 증가한 8천7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전 세계 9개국의 31개 공장에서 총 800만대 이상을 팔아치웠다. 지난해 초 판매목표를 전년 756만대보다 3.97% 많은 786만대로 정했으나, 글로벌 수요 확대와 국내외 공장의 증산을 통해 이보다 14만 대 이상 초과 달성한 8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1천만대 판매를 돌파한 일본 토요타, 미국 GM(제너럴모터스), 독일 폭스바겐과 르노-닛산에 이은 5위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 목표는 다소 보수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올 2분기 허베이성 창저우시에 중국4공장을, 이어 3분기에는 중국 충칭에 5공장을 연이어 착공할 예정이다. 총 생산 규모는 60만대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일부 가동을 시작한 중국 3공장을 올해부터 풀가동할 예정이다.

이처럼 생산능력 증가에도 보수적인 판매목표를 잡은 이유를 놓고 현대차 안팎에서는 '양적 성장보다 내실을 강화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경영 기조가 올해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방침을 '투자 확대를 통한 미래 경쟁력 제고'로 제시하고 "글로벌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며 "R&D 분야의 투자를 크게 확대해 첨단 연구시설을 늘리고, 우수한 연구인력 채용과 산학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리콜과 연비 논란 등으로 홍역을 겪었던 경험을 거울삼아 품질경영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친환경·스마트 첨단기술 및 브랜드 가치 향상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투자를 확대한다.

보수적인 판매목표 설정은 올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환경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 자동차 시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엔저 가속화, 미국 금리 변동,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이 부각되면서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 및 환율 불안은 자동차 수요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화 강세 및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지도 주목된다.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들의 수익성은 개선되는 반면, 현대·기아차 등 국내 업체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정 회장은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최근 세계 경제는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자동차 메이커 간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 모델 조기 투입과 영업 네트워크의 유기적 협조체계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각각 투싼과 아반떼, K5와 스포티지 등의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12일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최초로 공개하고 연내에 하이브리드 전용 준중형차도 선보이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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