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12월31일 오후 동부건설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겠으나, 동부건설 협력업체 중 상거래채무(동부건설이 협력사에 지불해야 할 대금) 5억원 이상의 중소기업 280개사에는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동부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31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기업회생 절차 신청을 결의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서를 제출했다.
동부건설은 지속적인 유동성 어려움을 겪다 2013년 11월부터 동부그룹의 '사전적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자산매각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자구추진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및 관급공사 위주인 토목공사의 수주감소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기지 못해 추가적 유동성 부족에 직면해 결국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선택한 것이라고 산은은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전날 오후 6시경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동부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금융시장과 투자자에게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동부그룹 구조조정 문제는 이미 상당부문 시장에 선반영돼 주식 및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시장에서는 그 동안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채를 많이 상환해 회사채 투자자 손실 규모가 크게 축소된 상황이란 설명이다. 2014년 12월 현재 동부건설 회사채 1천360억원 규모 가운데 일반투자자 보유분은 235억원으로, 개인투자자 227억원(907명), 법인 8억원(12개사) 등이다. 나머지 회사채 1천120억원은 산은, 동부화재, 동부생명 등 금융사들이 보유중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주가에도 이미 반영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동부그룹 계열 상장사의 증시 비중은 코스피에서는 0.37%(6개사), 코스닥에서는 0.05%(2개사)에 그치는 상태다.
금융권의 피해도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됐다. 현재 채권금융기관은 동부건설에 대해 총 2천618억원(담보 1천64억원, 무담보 1천553억원)의 여신을 보유중이다. 금융기관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은 흡수 가능한 규모라고 금융당국은 전했다.
한편, 협력업체들의 경우, 대기업과 거래규모가 작은(업체당 평균 900만원) 상거래채무 5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거래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5억원 이상 중소기업 280곳은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되고 있다.
동부건설 협력업체들이 보유한 상거래 채무는 총 3천179억원(1천713개사, 거래비중 100%)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에서 1천72억원(16개사, 33.7%), 중소기업에서 2천107억원이다. 이 중에서 상거래 채무 5억원 이상인 중소기업은 총 280개사로 총 1천981억원, 평균 7억원이 물려있다. 이어 상거래 채무가 5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은 1천417개사지만 평균 900만원씩 총 126억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동부건설 협력업체의 피해 최소화 방안을 추진하고, 동부그룹 및 금융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