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그룹이 26일 롯데물산 대표 교체를 비롯해 신임 임원 87명을 포함한 총 207명에 대한 201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롯데그룹이 인사를 통해 안정과 쇄신을 동시에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롯데물산 수장은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로 교체됐다. 롯데물산은 제2롯데월드 개발·운영사다. 아울러 롯데물산에 홍보팀을 새로 구축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 10월 개장 이후 연이은 안전성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제2롯데월드'를 조기 안착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 그동안 수족관 누수사고, 근로자 사망 사고 등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문책성 인사로 이원우 대표 대신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노병용 대표를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대표는 그룹 계열사 사장단 중 연륜이 가장 오래돼 오랜 경험과 관리 능력, 원만한 대외관계 등을 바탕으로 롯데월드몰 본 개장을 맡을 적임자라는 평가다.
지금까지 롯데물산을 이끌어온 이원우 대표는 그동안 롯데월드몰 사업의 기반을 닦은 공을 인정받아 총괄 사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그러나 노 대표가 실무를 맡게 되면서 이 대표는 사실상 고문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 대표 교체, '연륜' 노병용 대표 전진배치
이와 함께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사고와 논란이 있을 때마다 미숙한 대응으로 지적을 받아왔던 점을 반영, 롯데물산에 홍보팀도 새로 구축했다. 롯데물산의 홍보팀을 이끌 수장으로는 롯데제과 홍보담당이었던 최경인 상무가 발탁됐으며, 팀장급 1명도 외부에서 최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시행사인 롯데물산의 대행 및 소통 업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번에 새롭게 홍보팀을 구축하게 됐다"며 "오는 2016년 오픈하는 롯데월드타워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규모는 전년과 비슷하지만 그동안의 실적과 미래 역할을 반영한 적극적인 발탁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저성장 시대를 맞아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두고 신사업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노병용 대표가 있던 롯데마트 수장 자리에는 김종인 롯데마트 중국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났다. 김 부사장은 롯데마트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전략과 혁신업무를 담당했으며, 올 초부터 중국본부장을 맡으면서 쌓은 해외 사업 경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롯데하이마트 역시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새롭게 교체됐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 상품소싱과 영업, 지원분야를 두루 경험한 유통전문가다. 또 지난 3년간 롯데월드 대표로서 적극적인 마케팅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워터파크사업 진출 등 사업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월드 신임 대표로는 롯데하이마트 박동기 전무가 내정됐다. 박 신임 대표는 롯데케미칼에서 기획과 영업분야의 경험을 쌓았으며 정책본부에서 인사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또 하이마트 인수 과정에서는 인수팀장직을 수행하면서 롯데하이마트 안정화에 기여했다.
아울러 롯데닷컴 신임 대표로 김형준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을 승진 발령했다. 김 신임 대표는 롯데백화점, 롯데닷컴, 롯데홈쇼핑을 두루 걸치며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동안 롯데닷컴 대표를 겸직했던 강현구 대표는 그룹 옴니채널 전략의 기반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사장 승진과 함께 롯데홈쇼핑 사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 역시 활발한 해외 진출로 롯데호텔의 안정적인 글로벌 체인화에 성공한 점을 인정받아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롯데그룹 정책본부 커뮤니케이션실 홍보팀장을 맡았던 이창원 전무가 롯데자이언츠 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었던 이 자리는 예정대로 이종현 이사가 상무로 진급, 맡게 됐다.
◆여성·외국인 임원 신규 승진, 열린 기회 반영
롯데는 올해도 여성 임원과 외국인 임원을 신규로 승진시키며 인적 다양성을 강화했다. 특히 전혜진 롯데면세점 상무보, 이상진 대홍기획 상무보, 정성숙 롯데푸드 상무보, 정선미 롯데마트 상무보 등 4명의 여성이 새로 임원직에 오르면서 그룹 전체 여성 임원 수는 12명으로 늘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향후 여성 임원 비율을 30% 수준까지 올리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적극적인 여성 인재 육성 정책에 따라 여성 임원 육성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라티프 압둘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장과 젠코브 알렉산더 카자흐스탄 라하트 법인장 등 외국인 2명도 각각 상무보로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예년 수준과 비슷하며 전반적으로 유임하거나 보직변경 수준으로 단행됐다"며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만큼 이를 대비해 경영 능력 있는 인재들을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안정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12년 이후엔 신상필벌을 원칙으로 한 인사가 많이 이뤄졌지만 올해는 여러 문제로 백화점, 자이언츠 등의 대표가 중간에 교체되면서 수시 인사가 진행되기도 했다"며 "이번 인사는 안정 속에 변화를 기조로 하고 있어 큰 변동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는 내년부터 이사와 이사대우 직급을 폐지하고 상무보로 단일화한다. 또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임원직급은 사장-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의 5단계로 조정된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