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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외환시장, 98년 판박이 아냐' 신한투자


환율, 대외채무, 외환보유고 등 98년보다 튼튼해

[이혜경기자] 최근 신흥국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베네수엘라 불안, 유가 폭락, 러시아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 선언 등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당시 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나, 이는 기우라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신한금융투자의 김지운 애널리스트는 "유가, 환율, 외국인 자금 유출 등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1998년과 비슷한 조짐들이 있고, 원유 가격의 급락으로 베네수엘라가 1년내 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질 확률이 97%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등 1998년에 위태로웠던 국가들이 다시 주목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봤지만, "환율, 대외 채무, 외환보유고 등 세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어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애널리스트는 "환율의 경우, 미국과 교역하는 주요 신흥국들의 환율을 나타내는 OITP 달러 지수는 과거 위기와 달리 안정됐다"며 "최근의 OITP 달러화 지수는 올해 9월 이후 4.6% 상승했는데, 과거 위기 때의 7.5~32% 상승에 비교하면 미미한 편이고, 과거 외환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 중 일부는 고정 환율제도를 고수하다 위험을 초래했었지만 현재 일부 산유국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들은 변동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9년에는 대외채무가 신흥국가 GDP의 40% 정도를 차지했었지만 작년 기준으로 26%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가별로 대외 채무량은 상이하겠으나 1998년 위기 시점에 비하면 신흥국들의 대외 채무는 적은 편이고, 단기외채 또한 많지 않은 편으로, 1998년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러시아의 최근 단기외채는 210억달러로 11월말 기준 외환보유고의 5%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흥국들의 외환 보유고는 1998년에는 6천420억달러였지만 2013년 기준으로는 8조달러에 달하는데, 3조8천억달러를 보유한 중국을 제외해도 신흥국들이 보유한 외환 보유고는 4조달러가 넘는다"며 "러시아만 해도 4천200억달러 수준의 외환을 보유중으로, 2014년 11월말 기준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외환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과 화폐가치 절하로 신흥국들이 위태로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고, 베네수엘라와 같은 국가는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있긴 하다"면서도 "그러나 1998년의 모라토리엄이나 외환위기와 같은 전면적인 신흥국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과거보다 환율은 안정됐으며 대외 채무도 적고 외환 보유고도 넉넉하다는 것이다. 그는 "겉은 비슷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단단해진 만큼,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국들에 대한 추가적인 우려는 기우"라고 봤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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