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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파문' 속 당청구도 바뀌나


높아진 김무성 발언 "잘못 있으면 시정 요구"

[윤미숙기자]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맞닥뜨린 새누리당 내부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사건의 파장이 연말 정국 '블랙홀' 수준으로 확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적지 않은 상처를 입고 있음에도 집권 여당으로서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지난 7일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그런 일은 없으니 자신감을 가지라. 나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공세에 적극 맞서줄 것을 요청했지만 움직임이 달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한몸"이라고 강조했던 김무성 대표는 이튿날인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특히 김 대표는 여야 당 대표·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청와대에 할 말은 한다'는 김 대표의 소신이지만,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정국이 떠들썩한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는 15~16일로 예정된 긴급현안질의에 단 한 명도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긴급현안질의 의제는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과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의혹으로, 야당의 거센 공세에 맞서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비호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긴급현안질의에 우리 당에서 10명의 의원님이 질의하게 돼 있는데 아직 한 분도 신청하지 않았다"며 "만약 신청자가 없을 경우 강제로 의정활동을 잘하신 의원님들 위주로 배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데 누가 나서서 보호해 주겠느냐"라며 "괜히 나섰다가 자신에 대한 여론도 안 좋아진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에서도 비주류인 친이계와 초·재선 중심 쇄신모임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에 인사 시스템 쇄신, 소통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당청관계가 당장 급변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다만 앞으로 추가 의혹이 불거지고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게 되면 새누리당으로서도 청와대와 각을 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미숙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정소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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