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홈플러스가 연말 행사를 준비하면서 행사비용을 납품업체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들은 납품업체들과 동반성장을 선언, 한때 논란이 됐던 이른바 '갑의 횡포'를 중단하겠다는 결의를 다진 바 있다. 이 속에서 다시 잡음이 불거져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18일 역삼동에 위치한 클럽 '디에이(The A)'에서 VIP 고객을 포함한 2천 명을 초청한 연말 파티를 계획 중이다.
이 행사는 홈플러스가 20~35세 젊은 층을 대상으로 보드카·럼·진·데킬라 등 화이트 스피릿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관련 제품의 매출을 높이고, 로열티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날 행사는 홈플러스에 입점된 화이트 스피릿 제품 시음을 비롯해 SNS 포토 이벤트, 국내 유명 DJ·가수 공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 행사는 화이트 스피릿 수요가 많고 트렌드 세터가 밀집돼 있는 강남 유명 클럽을 대관해 기존 클럽의 판매형태가 아닌 홈플러스 만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 행사를 통해 새로운 화이트 스피릿 문화를 형성하고 홈플러스에 대한 로열티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이 행사를 기획하며 대부분의 비용을 화이트 스피릿 납품 업체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들이 참여 하면 행사장 내부에 홍보 부스를 설치해 참가자들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홈플러스가 행사 협력 업체 대상자로 꼽고 있는 곳은 총 9곳으로 업체당 최소 2천만~4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업체들에게 지난 달 6일 행사와 관련된 설명 자료를 보내면서 일정 부분의 협찬금을 요구했다"면서 "협찬금 부분은 홈플러스 측에서 문제될 것을 염려해 공문이나 자료에 표기하지 않고 관계자들이 따로 만나 구두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관계자들이 지난 달 말부터 계속 해당업체를 돌면서 협찬금 부분을 논의하며 참여를 독촉하고 있다"며 "협찬금을 제안 받은 업체들이 반발하자 얼마 전부터 개별 면담을 통해 가격을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우리가 주최한 게 아닌 이벤트 기획사가 업체들을 섭외하면서 일어난 일"이라며 "행사에 대해 실제 검토한 부분은 있지만 비용을 대라는 요구를 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달리 업계는 "이벤트 기획사는 행사 기획에 관여했을 뿐 참여업체 선정 및 협찬비 제안 등은 모두 홈플러스가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해 11월 납품업체에게 판촉사원을 자사 종업원으로 전환하는데 든 인건비를 떠넘긴 혐의로 공정위에 적발돼 13억200만 원의 과징금을 받은 바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홈플러스가 지난 해 말 한 납품업체에 판매마진을 1.5% 올리겠다는 내용을 이메일로 일방적으로 통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외에도 홈플러스는 올 들어 직원의 경품 조작과 개인정보 유출 혐의 등 잇따른 악재로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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