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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최후변론' 법정 밖 기싸움도 '팽팽'


해외인사도 "민주주의 퇴보 우려", 보수단체 "종북정당 해산해야"

[조석근기자]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 심판을 앞두고 최후변론이 열리는 헌법재판소 정문 앞. 진보당의 해산을 반대하는 진보단체와 조속한 해산을 주장하는 보수단체 사이에서 법정 이상으로 치열한 한판 기싸움이 벌어졌다.

점심 시간이 끝난 오후 1시 30분. 100여명의 방청객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몰린 헌재 정문 앞을 전경 1개 중대가 출입문 양쪽을 봉쇄하면서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한국진보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34개 진보적 시민단체로 구성된 '민주수호 통합진보당 강제해산반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날 헌재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어 "진보당 해산은 한국 민주주의의 심각한 후퇴이자 '종북몰이' 마녀사냥"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노총 이수호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세월호처럼 침몰할지 결정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민주주의 최고의 핵심이 정치적 자유이고 정치 참여의 주역인 정당의 자유인 만큼, 한국 민주주의가 결코 수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호소했다.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민주주의는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바로 그 때문에 정당해산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노동자와 빈민을 위해 헌신하고 생명과 평화를 위해 일한 진보정당을 말살하는 지금 정권이야말로 심판 대상"이라고 격분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박근혜 정권의 진보당 강제해산 시도는 세계적인 헌법자문기구인 베니스위원회의 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으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며 "각국의 저명인사들도 진보당 강제해산을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범국민운동본부가 이날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시국선언 참가자 명단엔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사회활동가인 노엄 촘스키, 램지 클라크 전 미 국무장관, '빈곤의 세계화' 저자로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 미셸 초스도프스키 등 443명의 이름이 들어있었다.

참가자 명단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최재천·홍익표·우상호·박홍근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 김중배 전 MBC 사장,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 등 국내 인사 8천102명의 이름도 포함됐다.

같은 시간 헌재 정문 건너편에서 보수단체들이 "진보당 즉시 해체하라", "이석기 의원과 RO 전원 구속하라"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의 구호엔 "빨갱이들 집어쳐라", "북한으로 꺼져라" 같은 노골적인 표현들도 섞여 있었다.

태극의열단 오성탁 대표는 "이석기 의원이나 RO 같은 국가전복 세력은 모두 구속해서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거나 북한으로 보내야 한다"며 "이북 실정도 모르는 좌파들이 국가를 전복하려 든다"고 진보당과 지지자들을 맹비난했다.

자신을 전국대학생포험 서울경기대표라고 밝힌 권동한(26) 학생은 "자유는 책임이 따르는데 진보당 관계자들은 민주주의가 자기 마음대로 하면 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 같은 합법적 권력도 독재로 치부하는 80년대 사고방식에 같힌 사람들"이라고 진보당 해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열었다.

조석근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조성우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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