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655만대를 판매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일본 업체들의 엔저 효과와 미국 업체들의 자국시장 픽업트럭 위주 수요 증가 등 우호적인 요인이 거의 부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판매 신장세를 보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우선 중국에서는 올 1~10월 142만1천650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어났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170만대를 웃도는 역대 최대 판매가 유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도에서도 연초 사업 목표를 초과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현대차는 '더 엘리트 i20(신형 i20)', '엑센트' 등의 신차 효과로 8% 판매 증가율을 기록, 인도 전체 자동차 업체 판매 증가율(1.9%)을 크게 상회했다.
브라질에서도 월드컵 마케팅 등에 힘입어 올 1~10월 7.3% 신장했다. 같은 기간 브라질시장 전체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8.6% 감소했다. 지속적인 가동률 향상과 품질 개선 등도 판매 증가를 뒷받침 했다.
러시아의 경우 경제 제재와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및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4.1% 판매가 감소했다. 다만 러시아 자동차 수요(-12.7%)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전략 차종 현대차 쏠라리스와 기아차 뉴 리오가 외국브랜드 전 차급 판매 1·2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지난 5월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도 성공적으로 안착해 브랜드 위상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판매 증가율이 다소 주춤했지만, 회사 측은 인기 차종의 선전과 신차 효과 등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투싼, 싼타페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부터 선보인 기아차 신형 카니발도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시장 내 만성적 공급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기아차 멕시코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작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미국 현대차, 기아차 공장 가동률은 각각 108%, 107.5%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3교대 근무 가동 중이지만 공급 물량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향후 멕시코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활용한 북미 및 중남미 무관세 판매로 북미 시장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이달 말부터 판매가 개시되는 현대차 전략모델 신형 i20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소 주춤했던 판매량도 지난 9월 기점으로 회복 중이다. 지난 9월 현대·기아차 판매는 전년동월 대비 각각 5.8%, 4%씩 증가했다. 지난달에도 각각 10.8%, 4.7%씩 판매가 늘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도 특근을 통해 3분기 발생한 생산차질을 최대한 만회, 판매량 증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신형 쏘렌토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며, 현대차는 아슬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756만대) 대비 약 44만대가 증가한 800만대 판매 달성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초 수립한 목표(786만대)를 14만대 이상 초과 달성하는 수준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800만대 판매 달성이 확실시된다"면서 "800만대 판매는 2012년 700만대 돌파 이후 2년 만에 기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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