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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다양성 추진 등 금융 지배구조 모범규준 나와


CEO 승계업무 상시화 등 포함…자산 2조원 이상 금융사 해당

[이혜경기자] 앞으로 금융회사의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고, 최고경영자(CEO) 승계 업무를 이사회가 상시 업무로 맡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사외이사의 개인별 보수와 활동도 공시해 시장의 감시도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개최한 금융발전심의회(이하 금발심)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발표했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금융회사에 적용되며,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12월 1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실패는 곧바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위협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모범규준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큰 틀의 공통규범을 제시하고, 금융회사들이 이를 토대로 자사에 적합한 최적의 지배구조를 스스로 상세히 구축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사외이사 학계 편중현상 완화 추진

이날 금발심에서 내놓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는 우선 이사회 사외이사들에 대한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도록 했다.

특히 현재 사외이사가 업무능력보다 결격요건 등 형식요건을 중심으로 선임돼 교수나 연구원 등 학계 편중현상이 심하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 9월말 현재 국내 4대 금융지주(신한, KB, 하나, 옛 우리 등)의 사외이사는 50%가 학계 출신이다. 금융인 출신은 12.5%에 불과하다.

이사회가 자기권력화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선임부터 평가, 공시에 이르는 전 과정의 개선도 추진한다. 은행과 은행지주의 사외이사 임기는 기존 2년에서 1년으로 축소하고, 보험, 금융투자, 여신전문업체 등 제2금융권은 현행대로 3년을 유지했다(총 임기 5년).

사외이사들에 대한 평가는 매년 자체평가와 2년마다 외부기관 평가를 권고했다. 은행과 은행지주사의 사외이사간 겸직도 금지했다. 또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사외이사의 추천, 활동, 개인별 보수, 평가결과 등도 상세히 공시하도록 했다.

이사회 책무에 주주, 금융소비자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반영해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어 CEO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해 이사회가 CEO 승계를 누가, 언제, 어떤 절차와 방식으로 할지 촘촘하게 계획을 마련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상시 운영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또한 보상체계의 합리화를 위해 일반 직원까지 성과주의가 정착되도록 보상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연차보고서에는 보상의 방법과 체계뿐만 아니라 임직원 보수 총액도 공시하고, 은행의 경우는 혁신성적과 비교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주와 시장 등 외부에 의한 평가와 시장압력 강화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배구조에 대한 정책, 내규 및 그 작동결과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 연차보고서 제도를 별도로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신 위원장은 "지배구조 연차보고서가 도입되면, 앞으로 마련할 기관투자자의 역할 규범, 즉,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와 함께 우리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만일 모범규준을 준수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합리적 이유를 충분히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금융사 대상

이번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금융회사에 적용된다. 국내 551개 금융회사 가운데 118곳이 해당된다. 저축은행, 여신전문업도 포함되며, 자산운용사는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이더라도 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이면 추가 적용된다. 단,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은 근거법을 우선 적용한다.

새 모범규준 시행에 따라 현재 시행중인 사외이사 모범규준과 성과보상 모범규준은 폐지된다. 감사위원회와 준법감시 등 내부통제 부분은 별도의 모범규준을 준비해 발표할 계획이다.

새 모범규준안은 이날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입법예고되며, 12월1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이혜경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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