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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업계, '올 몰트 비어'로 2차전 돌입


하이트·롯데 약진 속 오비맥주 '더 프리미어 OB'로 도전장

[장유미기자] 오비·하이트·롯데 등 국내 대표 맥주 3사가 '올 몰트 비어(All Malt Beer)'로 2차 맥주 전쟁에 돌입했다. 이는 점차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하게 변해감에 따라 '진한 맛'의 맥주가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

특히 오비맥주는 기존 올 몰트 비어인 'OB 골든라거'를 버리고 맛과 향 모두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을 출시해 진한 맥주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올 몰트 비어는 맥주 3대 원료인 맥아, 홉, 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100% 보리 맥주로, 맥주 본연의 풍부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조원 규모의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올 몰트 비어 시장 비중은 현재 10%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하이트진로 '맥스'가 6~7%, 롯데주류 '클라우드'가 2%, 오비맥주 'OB 골든라거'가 1%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최초 올 몰트 비어는 지난 2002년 당시 하이트맥주가 출시한 '프라임' 맥주이며, 2006년에는 프라임의 맛과 향, 가격을 조정한 '맥스'가 등장했다. 또 2011년에는 경쟁사인 오비맥주가 'OB 골든라거'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이후에는 일본 기린맥주의 '이치방시보리'와 산토리의 '더 프리미엄몰츠' 등 올 몰트 맥주가 수입되기 시작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해갔다.

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맥 폭탄주'가 강세를 보이며 '카스'가 대중주로 자리매김을 하는 동안에도, 맥주 자체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점차 증가하면서 올 몰트 비어 시장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 4월 롯데주류가 '클라우드'로 맥주 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진한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청량감이 강점인 '카스'를 주력으로 밀던 오비맥주는 매출에 점차 영향을 받게 됐다.

한 대형마트의 국산 맥주 주요 품목 월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카스'는 지난 10월 85.2%, 'OB 골든라거'는 72.3%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 몰트 비어인 하이트진로의 '맥스'는 111.1%로 증가했으며, 롯데주류 '클라우드'는 지난 4월 출시 기점으로 지난 달 590.1%까지 오르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또 전체 국산맥주 업체별 매출 구성비에서도 롯데가 시장에 진입한 4월에는 오비맥주가 61.4%, 하이트맥주가 35.4%, 롯데주류가 3.2%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지난 10월 오비맥주는 49.9%까지 떨어지는 등 점차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대형마트의 올 몰트 맥주 매출에 따르면 클라우드의 시장 진입 전까지 하이트진로 맥스가 52.5%, OB 골든라거가 16.5%, 수입맥주가 31.0%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클라우드가 출시된 후에는 맥스가 41.2%, 클라우드가 28.6%, 수입맥주가 28.6%를 기록했으나, OB 골든라거는 3.4%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난 2006년 출시된 맥스는 올해 3분기 누적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성장한 1천124만 상자(500㎖×20병)를 기록했다.

롯데주류 클라우드 역시 출시 6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약 6천만병(330㎖ 기준)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B 골든라거가 오비맥주의 대표 올 몰트 비어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전략적으로 실패한 것 같다"며 "하이트진로 맥스는 가정용 시장보다 생맥주를 중심으로 유흥 시장에 더 중점을 뒀기 때문에 매출을 점차 높여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비맥주, '가격 대비 품질' 앞세워 경쟁사 대응

이처럼 올 몰트 비어로 경쟁사들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오비맥주는 11일 기존 OB 골든라거 대신 '더 프리미어 OB'로 대응에 나섰다.

이 제품은 100% 독일 노블홉과 독일 황실 양조장 효모를 사용해 만든 정통 독일식 올 몰트 맥주로, 전 발효 단계 이후 숙성기간을 기존 제품보다 3배 정도 늘리는 '장기숙성공법'이 적용돼 진한 맛과 향이 배가됐다.

또 산토리 '더 프리미엄몰츠'를 벤치마킹해 이와 비슷하게 아로마향을 살린 것이 특징이며, 330㎖, 500㎖ 병과 355㎖, 500㎖ 캔 4종으로 출시됐다. 알코올 도수는 5.2도로 기존 OB 골든라거보다 0.4도 높아졌다.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맥주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에 새로운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3년 내 500㎖ 기준으로 1천만 상자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출고가는 카스와 OB 골든라거와 동일하게 500㎖ 기준으로 1천81.99원이며, 이는 경쟁 제품인 맥스(1천79.62원)와 비슷하고, 클라우드(1천250원)보다는 저렴하다. 또 대형마트에서는 카스와 OB 골든라거 가격인 500㎖ 병 기준 1천260원, 355㎖ 캔 기준 1천290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오비맥주 송현석 마케팅 전무는 "기존 OB 골든라거는 지난 달 부터 출고량을 조절해 20일 이내에 소진돼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은 12일부터 출하되기 시작해 14일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제품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오비맥주가 '더 프리미엄 OB'를 출시한 배경에 골든라거가 시장 한계치에 다다랐기 때문에 이를 돌파하려는 전략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시장 타깃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시장 안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스가 병맥주 보다 생맥주 시장에 주력하면서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듯, 더 프리미엄 OB도 생맥주 시장을 좀 더 공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타깃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자사 제품인 카스와 맞붙어서 카니발리즘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각 경쟁사들은 이번 오비맥주의 신제품 출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 자사 제품의 품질력 향상에 더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내 최초 생맥주 관리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품질경영의 효과로 맥스가 계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신선하고 우수한 품질의 맥주를 제공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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