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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자사주 6천700억 매입…주주 달래기


현대차 4천490억·기아차 2천209억…주가 부양 시동

[정기수기자]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 이후 주가가 급락한 현대·기아자동차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고, 성난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11일 보통주 220만2천764주(1%)와 우선주 65만2천19주(1%)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5년 이후 9년 만이다.

취득 예정금액은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보통주 16만6천500원, 우선주 12만5천500원, 2우선주 12만7천500원, 3우선주 11만4천500원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사들이는 데 각각 3천667억원, 823억원 등 총 4천490억원의 자금을 투여한다.

기아차도 이날 보통주 405만3천633주(1%)를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취득가는 5만4천500원이며 자사주 매입에 들이는 자금은 총 2천209억원이다.

현대차의 이번 자사주 취득이 완료되면 자사주 보유비율이 보통주는 5.99%, 우선주는 5.52%로 증가한다. 기아차는 자사주 보유 비율이 0.09%에서 1.09%로 늘어난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장내매수 방식으로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5년 1천100만주(6천239억원) 매입 이후 9년 만이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한전부지 인수 이후 급락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날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을 통해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겠다"며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18일 감정가의 3배가 넘는 10조5천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한전 부지를 인수하자, 주주 이익을 무시한 과도한 투자라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면서 매도가 시작됐다.

한전부지 인수 이후 현대차 주가는 20% 이상 빠졌고 지난 5일 한 때 시총 2위를 SK하이닉스에게 내주기도 했다. 특히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 역시 지난 6일 44.37%로 낮아져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도 잇따랐다.

현대차의 주가는 매입전 21만8천원이었으나 이달 10일 종가 기준 16만6천5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아차도 5만9천원에서 5만4천400원으로 하락했다.

한편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3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배당액을 확대하고 중간배당을 검토하는 등 주주친화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또 지난 6일에는 오는 2020년까지 평균연비를 25% 끌어올리겠다는 연비향상 로드맵을 확정하고 R&D(연구개발) 부문 역량 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현대·기아차가 중간배당 검토 등 주가방어를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이 실적 악화에 반응하며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면서 "이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한전부지 인수 이후 부진한 주가 띄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수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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