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공식 온라인몰 '아모레퍼시픽몰'에 결제 사기 방지 등 보안 강화를 이유로 개인정보 취급 방침을 변경, '맥주소'를 수집하려 했다 고객들의 반발에 결국 철회했다.
28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7일 오후 5시경 아모레퍼시픽몰 공식 게시판을 통해 이같은 맥 주소 수집 철회를 공지했다고 밝혔다.
맥주소(MAC Address)는 통신을 위해 컴퓨터나 모바일 안에 있는 랜카드에 부여된 고유번호로, 이를 알게 되면 접속정보와 위치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3일 온라인몰 게시판 공지를 통해 개인정보 취급방침 일부를 오는 11월 1일부터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온라인(모바일 포함) 서비스 이용 시 이용자 확인, 서비스 제공 및 부정 이용 방지 등을 위해 단말기 모델, 운영체제 정보, 브라우저 정보, 맥주소 등을 수집한다고 내용이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이 맥주소를 수집하겠다고 나서자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서도 '개인정보 과다수집'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맥주소 수집은 결제 사기 방지를 위해 주로 이뤄지는 일로, 화장품을 파는 온라인몰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인 것은 불필요한 행동이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는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수집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망법 22조 1항에 따르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경우 그 수집항목과 목적, 기간 등을 반드시 알리고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민후 김경환 변호사는 "맥주소가 이름, 연락처와 함께 관리되는 경우 이용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수집되면 위법"이라며 "개인정보 취급방침 변경과 함께 고객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약관으로만 알린 것은 법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 공교롭게 이번 개인정보 취급방침 변경 시기가 아모레퍼시픽몰에서 운영자와 한 고객 사이에서 벌어진 사은품 지급을 둘러싼 언쟁과 겹쳐 배경을 두고도 의혹을 샀다.
최근 아모레퍼시픽몰에서 한 고객이 사은품을 15번에 걸쳐 나눠 수령한 것을 두고 운영자가 게시판을 통해 공개 비난한 일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논란이 된 것.
이후 아모레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운영정책에 대한 강화 및 시스템 변경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뒤, 사은품 증정을 한 아이디당 한 번으로 제한해 이 역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아모레가 맥주소를 수집 하려고 했던 배경이 고객들이 사은품을 한 아이디당 한 번이 아닌, 주문 건수별로 받자 이를 막고자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개인정보 취급 방침 변경은 이번에 발생한 운영자-고객간 마찰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로, 정보 보안 관련 팀에서 오래 전부터 계획에 따라 진행돼 왔던 것"이라며 "보안 강화를 위해 맥주소 수집을 하려고 했으나 불필요한 개인정보라는 지적이 있어 바로 수정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맥주소 수집을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23일에 미리 공지를 한 것일 뿐"이라며 "실제로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변경 방침을 철회했기 때문에 맥주소와 관련해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또 "운영자의 적절하지 못한 대응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앞으로도 시스템 오류에 대한 개선 작업을 할 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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