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매입에 나선다. 매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성생명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주요 연결고리라는 점, 금융 계열의 지분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글로벌 정재계 인사와 폭넓은 교류를 갖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어 경영승계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삼성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인수와 관련 금융당국에 법적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각 0.1%씩을 매입할 계획이다.
6월말 현재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지분 20.8%를 보유하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또 삼성생명은 지분 약 15%를 보유한 삼성화재 최대주주다. 이 부회장이 이번 지분을 매입하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 오르기 때문에 현행법상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탓에 이번 지분 매입을 앞두고 금융당국에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그동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삼성생명이 그룹 순환출자의 핵심 연결고리로 삼성 지배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분 매입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제일모직(옛 에버랜드)에서 삼성생명,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 그룹 지배구조의 주요 연결고리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지주회사 등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금융 계열 지분 확대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27일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외국 금융회사 대표들을 초청해 만찬을 갖기도 했다.
승지원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생전에 살던 한옥을 영빈관으로 개조한 곳. 이건희 회장이 주로 해외 귀빈과의 교류 등에 활용해 왔다는 점에서 병중인 이 회장을 대신해 이 부회장의 승지원에서 만찬을 가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이 탓에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최근의 폭넓은 인적교류와 그룹차원에서 속도를 내왔던 주요 계열간 재편 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일단락, 경영승계를 앞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이미 제일모직의 지분 25%를 보유한 최대 주주라는 점에서 이번 지분 매입을 지배구조 개편과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삼성측은 "이 부회장은 이미 앞서도 수차례 승지원에서 만찬을 가진 바 있다"며 "이번 지분매입 역시 이 부회장이 보유했던 삼성자산운용 지분 7.7%를 삼성생명에 넘긴 뒤, 매각대금 252억원을 활용해 생명과 화재 지분 0.1%씩을 매입키로 한 것이고, 추가 매입 계획도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오히려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 되고 있고,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및 주요 계열사의 실적 하락 등 삼성그룹 전반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불확실성 해소 등을 위해 경영승계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영례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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